조카들 명절 용돈 지출 3계명
세뱃돈이란 세뱃값으로 주는 돈이다. 중국에서 유래한 풍속으로 봉투에 새 돈을 넣어 덕담과 함께 세배한
이들에게 건넨다. 대부분 성묘나 제사를 지낸 후 어른들에게 세배한다. 나 역시 어렸을 때 친가 외가에 가서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았다. 4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외할머니댁 어른들에게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았는데 몇십 만 원씩 되었다. 부자가 된 기분이었지만 어머니가 잃어버린다고 잘 보관해주신다며 가져가시고는 돌려주지 않으셨다. 지금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나에게 주려던 돈이 아니라 우리 집에 주려던 돈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년생이라면 세뱃돈을 고민할 법하다. 세뱃돈 외 어르신들 용돈은 얼마 드려야 할지도 고민될 것이다. 얼마 주고 얼마 드려야 좋다는 답은 없다. 사람마다 성장배경이 다르고 직장인마다 현재 처한 환경이 다르다. 사람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설 명절 지출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한다. 게다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귀성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자도 무려 36.3%나 됐다고 하니 비단 초년생만의 고민은 아닐 테다. 그러니 네 현금 흐름에 무리하지 않을 범위에서 소신껏 결정하면 좋겠다. 그래도 조언을 구하는 것이니 명절 용돈 지출 3계명을 참고하렴. 하나. 상투 틀지 않았으면 세뱃돈은 유예하자. 그 돈으로 상투 틀기 위한 저축을 하길 바란다. 네가 잘되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 결혼자금을 모으거나 배우고 싶은 무언가를 위한 저축도 좋다. 네가 잘 사는 것, 잘 되는 것이 친지 어르신들이 정말 바라시는 모습이라 믿는다. 그러니 조카들 줄 세뱃돈은 잠시 유예해도 좋다. 둘. 세뱃돈 주려면 현금 흐름에 지장 없는 선에서 지출해라. 잡코리아가 조사한 결과 미취학/초등학생이라면 1만 원, 중/고등학생은 3~5만 원, 대학생/대학원생은 5~10만 원을 세뱃돈으로 준다고 한다. 현금 흐름을 보고 1-3-5나 1-5-10 포메이션으로 지출 전략을 세우렴. 세뱃돈은 영어로 New Year's cash gift다. 돈도 좋지만 세뱃선물이나 세뱃책을 더 추천한다. 용돈 내고 사기 어려운 것들이 좋다. 예를 들어 중/고등학생들은 참고서가 아닌 그 시절 읽으면 좋은 서적을 권한다. 사촌 형이 건네는 책 한 권이 훗날 좋은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대학생이라면 향수나 화장품 혹은 전자기기도 좋다. 평소 용돈으로 사지 않았을 물품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어쩌면 조카의 성장에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셋. 세뱃돈 주면서 절대 조언하지 마라.세뱃돈 고민보다 중요한 건 조언이나 훈계한다며 당사자에게 상처주는 꼰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랜만에 만나 조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은 좋지만, 물어보지 않았는데 먼저 말을 건네면 안된다. 특히 7포관련 이야기는 금지다. 여기서 7포란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꿈, 희망이다. 물어볼 때까지 절대 먼저 조언하면 안 된다. 만약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책이나 봉투에 편지를 쓰도록 해라. 여기까지가 명절마다 조카들 용돈 줄 때 생각해 볼 3계명이다. 다음은 사회 초년생은 읽지 않아도 좋다. 뭐 미리 읽어도 나쁘지 않다. 넷. 자녀에게 줄 세뱃돈은 세배연금저축으로 바꾸자. 2017년 평균 물가 상승률은 2%였다. 100만 원을 저축했을 때 매년 2% 인플레이션을 가정하면 20년 후 화폐가치는 68만 원이 된다. 화폐가치는 계속 하락한다. 그렇기에 훗날 네 자녀에게 1-3-5든, 1-5-10이든 연령에 맞게 연금신탁이나 연금펀드를 만들어 주면 좋다. 신탁은 채권형으로, 펀드는 지수형 펀드로 자녀의 연금저축을 조기에 가입하여 자녀의 취업 전까지 대신 내면 복리효과로 꽤 돈이 모인다. 자녀에게 금수저, 은수저를 주진 못했어도 자녀의 노후에 도움이 되는 연금 수저는 줄 수 있지 않은가! 단, 현금 흐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주거나 받은 세뱃돈만 저축하면 좋다.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세뱃돈 거래내용을 매년 보여준다면 자연스럽게 경제관념도 생길 것이다. 다섯. 어르신들 용돈은 아끼지 마라. 그들은 우리에게 오랫동안 투자를 하셨다. 그래서 적립식 펀드가 드디어 수익을 창출한 것이기에 액수에 상관없이 네 행위에 뿌듯해하신다. 다만 장기 투자자셨던 어르신들은 수익금이 들어와도 그 돈을 자신들을 위해 잘 쓰지 않으시는 것 같다. 아마도 모아서 다시 네게 쓰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한 결과, 명절에 적당히 용돈 드리고 나머지는 적금이나 주식투자로 그들을 위한 목돈을 만들었다. 즉 명절에 부담 없는 금액만 지출하고 투자로 오래된 가전제품을 하나씩 바꿔드리거나 여행 보내드리는 것을 권한다. TV,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사드렸고 꽃보다 할배 짐꾼처럼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 어르신들에게는 시간이나 좋은 경험을 드리는 것을 추천한다. 너도 한번 고민해 보길 바란다.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 온 구두도 내가 신어요 동요, 까치 까치 설날은中 요즘에도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렸을 적 동요로 많이 불렀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새해는 신정이 아니라 2월쯤에 있는 구정이라 생각하고 연휴에 신년 목표를 세우곤 한다. 3계명으로 세뱃돈 지출 고민은 이제 그만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와 신년 목표에 더 고민하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올해도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