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작명소

백 마디 비판보다 한 번의 실천!

by 작명소

난 백면서생이고 전문적 바보(?)로 살았다. 환갑이 코앞이 되도록 한 우물만 들여다봤으니. 세상을 읽어내기 위해 고른 핵심어는 ‘정책, 주식, 기술’이다. 전문가들이 써 놓은 글은 넘쳐나는데 독해가 안 된다. 명색이 국어학자인데. 디지털 트윈, SOC, IoT 등등, 내게는 구름 위에 둥둥 뜬 채 잡히지 않는 불확실한 말들 때문이다. 불확실하다 함은 아직은 내 말이 아닌 남의 말임을 뜻한다.


새로운 개념은 내 쪽으로 끌어당겨 이해하고 내가 체감할 수 있는 합당한 이름을 부여했을 때 내 것이 된다. 개념을 선점하는 자가 미래를 열어가는 법이다. 내가 고른 미래 핵심은 ‘정책, 주식, 기술’이다. 그러나 나는 이 분야에 문외한이다. 함께 고민할 동지가 필요하다. 내가 브런치에 미래 작명소를 차린 까닭이다. 함께 고민할 동지


원지에서도 신조어에 가까운 영어를 가져다 한글로 음차해서 쓰고 긴 설명을 붙이는 것은 주로 이른바 전문가, 먹물 꽤나 먹은 사람들이다. "아, 재썹어. 수업 쨌다가 담탱이한테 걸려서 졸라 터졌어" 이런 말을 쓰는 사람이라면 아마 10대들일 것이다. 청소년의 말이 한국어를 망친다고 앙앙불락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다지 듣기 좋은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류는 대개 나이가 들면 쓰라고 해도 잘 안 쓴다. 진짜 문제는 힘있는 자들이 쓰는 말이다. 힘있는 자들이 쓰는 말은 전파력이 강하다


그들에게 "한국인이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한국어 조어법으로는 영 생뚱맞은 말이라 알아들어도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인 그런 말 좀 쓰지 말라고!", "제발 좀 한 번 더 생각하고 삭혀서 뱉어라고!" 그래봤자 무소용.

잘 모른 채로 자꾸 쓰다보면 시나브로 여러 사람의 입에 익게 된다. 그럼 빼도박도 못한다.


'먹방, 웃프다, 불백'은 '먹다+방송, 웃다+슬프다, 불고기+백반'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단어의 첫 음절을 따서 새말을 만든 셈이다. 그러나 '팬데믹, 웨비나'는 'pan+epidemic, web+seminar'처럼 뒤꽁무니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른바 전문가들의 조어력이 일반 대중만 못한 예다. '먹다, 웃프다, 불백'과 달리 '팬데믹, 웨비나'는 아예 새말을 만들 생각조차 않고 그냥 들고 와서 글자만 한글로 바꾼 거다.


말에 있어서 비판보다 실천이 더 중요한 이유다. '정책, 주식, 기술' 관련 글을 읽으면서 구체적으로 개념화되지 않는 핵심어를 골라서 한국인이 쓰는 한국말로 명명해 보려 한다. 이런 작업은 나의 시공 속 좌표를 설정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추동력이 될 것이. 모든 학문의 시작과 끝은 그 분야의 학술용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삼는 데 있다.


미래도 마찬가지일 터. 앞날을 설계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들이 도입되고 이는 말로 유통된다.

새로운 개념 창출하고

새로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은

인생의 방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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