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날 때, 내가 나를 다치게 하지 않으려면

참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다루는 감정에 대하여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마음이 건드려진다.

버스 안에서 무심하게 툭 튕겨나온 말 한 마디,
커피숍에서 이어폰 없이 통화하는 목소리,
아무것도 아닌 표정 하나에
나는 벌써 두세 번 씩 마음속에서 폭발을 반복하고 있다.


"이 정도는 참아야지."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야."

되뇌이며 지나간 하루의 끝엔,
참는 데에 쓴 에너지만 잔뜩 남아
내 안에 감정은 눌리고 눌려, 더 날카로워져 있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화를 내면 상처가 남고, 참으면 내가 부서진다는 것을.

그래서 감정은, 참는 것도 터뜨리는 것도 아닌
다루는 방식이 필요하다.
마치, 날카로운 도구를 익숙하게 다루는 사람처럼.


첫 번째, 내 마음에 ‘멈춤’이라는 구호를 건네는 일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화를 내기 전에는 반드시 틈이 있다.

그 틈 사이에
‘멈춰’, ‘지금은 멈출 때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이건 억누름이 아니라,
내 감정을 내가 다시 붙드는 일이다.

말이 빠르면 생각이 따라오고,
생각이 따라오면 감정도 길을 돌린다.

kseniia-ilinykh-DGLUK0MOPn8-unsplash.jpg 해변에서 검은 비키니 옷을 입고 명상을 하고 있는 여자

두 번째, 몸의 신호를 먼저 진정시키는 일


화가 난다는 건
이미 내 몸 어딘가에 방아쇠가 당겨졌다는 뜻이다.

가슴이 조이고, 손끝이 떨리고,
턱이 굳고, 눈에 힘이 들어간다.

이럴 땐,
머리보다 몸부터 다독이는 것이 먼저다.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고,
조금 더 길게, 아주 천천히 내쉬어본다.
그 한숨 같은 숨결 하나가
감정을 지나치게 만들 수 있다.


세 번째, 해석을 바꾸는 문장을 준비하는 일

화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해석은 감정의 출발선이자, 방향키다.

누군가의 말이 상처처럼 느껴졌을 때,
그 말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의미를 새로 정리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저 사람도 오늘 많이 힘들었나 보다."

"이건 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의 반응일 뿐이야."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내 선택이야."


말이 바뀌면 마음이 놓이고,
마음이 놓이면 나는 나를 다시 붙잡을 수 있다.

감정은 우리를 곤란하게도 하지만,
잘만 다루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된다.


화를 참는다는 건,
그 감정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덜 다치게 하기 위한 기술이다.

조금씩 연습해보면 좋겠다.


자신의 감정에 익숙해지고,
그 감정과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오늘, 나를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배운 세 가지.
당신의 마음속에도
하나씩 심어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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