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지 않고, 휘둘리지 않고, 다루는 감정에 대하여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없었는데 마음이 건드려진다.
버스 안에서 무심하게 툭 튕겨나온 말 한 마디,
커피숍에서 이어폰 없이 통화하는 목소리,
아무것도 아닌 표정 하나에
나는 벌써 두세 번 씩 마음속에서 폭발을 반복하고 있다.
"이 정도는 참아야지."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니야."
되뇌이며 지나간 하루의 끝엔,
참는 데에 쓴 에너지만 잔뜩 남아
내 안에 감정은 눌리고 눌려, 더 날카로워져 있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화를 내면 상처가 남고, 참으면 내가 부서진다는 것을.
그래서 감정은, 참는 것도 터뜨리는 것도 아닌
다루는 방식이 필요하다.
마치, 날카로운 도구를 익숙하게 다루는 사람처럼.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화를 내기 전에는 반드시 틈이 있다.
그 틈 사이에
‘멈춰’, ‘지금은 멈출 때야’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이건 억누름이 아니라,
내 감정을 내가 다시 붙드는 일이다.
말이 빠르면 생각이 따라오고,
생각이 따라오면 감정도 길을 돌린다.
화가 난다는 건
이미 내 몸 어딘가에 방아쇠가 당겨졌다는 뜻이다.
가슴이 조이고, 손끝이 떨리고,
턱이 굳고, 눈에 힘이 들어간다.
이럴 땐,
머리보다 몸부터 다독이는 것이 먼저다.
조용히 숨을 들이마시고,
조금 더 길게, 아주 천천히 내쉬어본다.
그 한숨 같은 숨결 하나가
감정을 지나치게 만들 수 있다.
화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해석은 감정의 출발선이자, 방향키다.
누군가의 말이 상처처럼 느껴졌을 때,
그 말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의미를 새로 정리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저 사람도 오늘 많이 힘들었나 보다."
"이건 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의 반응일 뿐이야."
"이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는, 내 선택이야."
말이 바뀌면 마음이 놓이고,
마음이 놓이면 나는 나를 다시 붙잡을 수 있다.
감정은 우리를 곤란하게도 하지만,
잘만 다루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된다.
화를 참는다는 건,
그 감정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덜 다치게 하기 위한 기술이다.
조금씩 연습해보면 좋겠다.
자신의 감정에 익숙해지고,
그 감정과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오늘, 나를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배운 세 가지.
당신의 마음속에도
하나씩 심어두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