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멈추니 비로소 보이는 아이의 진짜 모습

1등 없는 교실, 캐나다 교육이 가르쳐준 것들

한국에서의 삶은 늘 ‘속도전’이었습니다.

아이가 걸음마를 떼기 시작할 때부터 우리는 은연중에 옆집 아이와 우리 아이의 속도를 비교하곤 하죠.

등수가 매겨지고, 서열이 나뉘는 교실 안에서 부모의 마음은 늘 조급함으로 가득 찼습니다.

"내 아이가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은

아이를 향한 따뜻한 시선보다 매서운 채찍질을 먼저 앞세우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에 와서 마주한 교실은 제게 큰 당혹감을 주었습니다.

이곳엔 '1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적표에는 숫자로 된 등수 대신 아이가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문장들이 가득했습니다.

처음엔 이 낯선 풍경에 "내 아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모르면 어떻게 가르치지?"라는 막막함이 앞섰습니다.


pexels-anna-nekrashevich-7144708.jpg 친구들과 함께 경쟁이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기

남보다 앞서는 법이 아닌, 나답게 사는 법


경쟁의 소음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아이의 진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줄을 세우기 위한 평가가 사라지니,

아이는 친구의 뒤통수를 보며 뛰는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의 한 페이지를 더 깊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친구보다 수학 문제를 빨리 푸는 것보다,

자신이 발견한 원리를 선생님에게 설명할 때

아이의 눈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저는 처음으로 목격했습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전문가가 된다는 의미를 다르게 배웁니다.

전문성이란 남을 이겨서 획득하는 타이틀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색깔을 가장 선명하게 다듬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1등을 목표로 달릴 때는 보지 못했던 아이만의 독특한 관점,

엉뚱하지만 창의적인 질문들이 비로소 가치 있는 '재능'으로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canada-school-home-education-reading.jpg.jpg 부모의 마음 근육이 단단해질때 아이는 행복하게 자란다

부모의 마음 근육이 단단해질 때 아이는 자란다


돌이켜보니 아이의 말문을 막고 있었던 것은

아이의 능력이 아니라, 부모인 저의 '불안'이었습니다.

아이의 성적표에서 숫자를 지우고 나니,

그제야 아이와 눈을 맞추고

"오늘 어떤 점이 가장 흥미로웠니?"라고 물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경쟁이라는 안경을 벗어 던진 뒤에야 아이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지도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캐나다 교육이 제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아이의 미래를 '행복한 전문가'로 바라볼 수 있는 믿음입니다.

1등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가 아닌,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꿈이 공존하는 교실.

그 안에서 우리 아이는 오늘도 자신만의 속도로 단단한 '마음 근육'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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