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을 이기는 '캐나다식' 명절

완벽한 부모보다 소중한, 우리 가족의 마음 챙김 이야기

화려한 명절의 풍경 뒤에 가려진 우리 부모들의 무거운 마음,
이제는 그 짐을 조금 내려놓아도 되지 않을까요?


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고대하던 휴식이겠지만,

많은 부모에게 명절은 설렘보다 '부담'이라는 무게로 먼저 다가옵니다.

며칠 전부터 장을 보고, 기름 냄새를 맡으며 전을 부치고,

손님맞이 준비에 몸과 마음이 녹초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모, 특히 여성들은 '명절 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열병을 앓습니다.


pexels-tima-miroshnichenko-5591231.jpg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은 완벽한 격식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따뜻한 미소입니다.


베리(Barrie)에서의 추수감사절이 가르쳐준 것


문득 제가 16년 넘게 살았던 캐나다 온타리오주 베리(Barrie)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제가 살았던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작은 도시 베리(Barrie)의 겨울은 참 고요합니다.

그곳에는 우리가 아는 떠들썩한 명절, 즉 설이나 추석 같은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캐나다의 명절은 참으로 담백합니다.

화려한 상차림이나 며칠간 이어지는 가사 노동 대신,

가족들이 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와 나누는 '포트럭(Potluck)' 문화가 일상입니다.

이 때 주로 하는 요리가 터키인데 터키속에다 여러 재료들을 넣어 오븐에서 오랜시간 넣어 구으면 끝.

야채와 과일을 깨끗히 있고 와인을 곁들이면 요리는 끝.

이렇듯 일 년에 딱 한 번 모이는 홈커밍데이에 전 부치느라 얼굴 찌푸리는 대신

서로의 눈을 맞추는 것이 캐나다식 명절 분위기입니다.


주인공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과 '대화'입니다.

일 년 만에 만난 가족들이 서로의 눈을 맞추며 안부를 묻는 데 온 시간을 쏟지요.

그곳에는 '완벽한 며느리'나 '희생하는 부모'라는 가면 대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반기는 고요한 기쁨만이 있었습니다.


krakenimages-7BpuzmcxlHU-unsplash.jpg 캐나다 베리(Barrie)에서 마주한 명절은 소박했습니다. 화려한 전 부치기 대신 서로의 눈을 맞추며 나누던 담백한 대화가 그립습니다.


명절 증후군, '완벽'이라는 강박이 보내는 신호


30년 넘게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몸은 마음이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졌을 때, 가장 정직하게 비명을 지른다는 점입니다.

명절만 되면 찾아오는 신경성 위장질환, 근육통, 무기력함은 단순히 일을 많이 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완벽한 부모', '모범적인 며느리'라는 가면을 쓰고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 애쓰는 과정에서 생기는 심리적 과부하입니다.


캐나다의 명절이 담백할 수 있는 이유는

'남에게 보여지는 형식'보다 '개인의 평온'을 우선시하는 교육 철학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완벽한 상차림이 없어도,

가족이 함께 마주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귀한 시간임을 알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부모로서 우리는 자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명절 음식이 아니라,

부모의 편안한 미소와 따뜻한 눈맞춤입니다.

내가 아프고 지쳐서 짜증 섞인 얼굴로 정성을 쏟는다면,

과연 그 명절이 아이들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까요?


이번 설에는 우리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기를 제안합니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처럼 조금은 단조롭고 소박하더라도,

내가 편안할 수 있는 만큼만 움직이는 용기를 내보세요.

'완벽한 명절'이라는 허상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진짜 '치유(Healing)'가 시작됩니다.


anna-MJEDjkdj2Do-unsplash.jpg "명절의 소란함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나를 위해 우려낸 차 한 잔. 당신의 위장이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합니다."


나를 위한 10분의 리추얼을 허락하세요


명절의 소란스러움 속에서 잠시 빠져나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숨을 고르셔도 괜찮습니다.

"이번 명절에도 애썼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주는 10분의 시간은

그 어떤 명약보다 위장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완벽한 부모, 완벽한 며느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명절의 본질은 희생이 아니라 '사랑의 확인'입니다.

완벽한 엄마, 완벽한 부모가 아니어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귀한 사람입니다.

이번 설엔 남을 대접하는 정성의 반만이라도 나 자신을 위해 써보시길 바랍니다.


#명절증후군 #캐나다생활 #마음챙김 #심리치료 #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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