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대를 채우느라 소진된 나를 위해
"오늘 하루,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느라 정작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나'의 고단한 마음을 가만히 안아주고 싶습니다.
설 연휴가 저물어가는 오늘 밤, 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TV를 틀면 명절 음식 준비로 인한 고된 가사 노동과 친척들 사이의 사소한 다툼이 비일비재하게 들려옵니다. 오랜만에 모인 자리에서 덕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결혼이나 직장 문제,
혹은 나이 든 부모님의 치매 걱정 같은 무거운 이야기들이 오갈 때면,
우리 마음엔 씻기지 않는 생채기가 남기도 합니다.
저는 늘 "완벽한 부모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해왔습니다.
오늘만큼은 그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고 싶습니다.
완벽한 며느리가 아니어도, 완벽한 자녀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다 상처받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 심리학적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기대치가 유독 높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를 다 채우려다 보면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역할만 남게 됩니다.
타인의 날카로운 질문이나 비교 앞에서 잠시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세요.
그들의 말은 그들의 생각일 뿐, 나의 가치를 결정짓는 성적표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며 한 걸음 물러나 나를 보호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명절 뒤에 찾아오는 짜증이나 공허함은 사실 이름 없는 슬픔일 때가 많습니다.
서운함, 억울함, 혹은 인정받고 싶은 욕구...
내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감정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아, 내가 오늘 이런 말 때문에 서운했구나"라고 이름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파도는 한결 잦아듭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글쓰기'는 이럴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남들에게는 하지 못한 속상한 마음들을 종이 위에 가감 없이 쏟아내 보세요.
그리고 마지막엔 반드시 자신에게 이 말을 건네주세요.
"오늘 하루 정말 애썼다. 너는 충분히 잘해냈어." ---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지내온 시간 동안 저 또한 수많은 명절을 보냈습니다.
형식을 갖추느라 정작 마음을 나누지 못하는 풍경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지요.
독자 여러분, 오늘 밤엔 타인이 아닌 여러분 자신을 위해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주세요.
비워낸 마음의 자리마다 새로운 평온함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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