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자리를 되찾은 엄마의 당당한 고백

이제, 내 인생의 주인공 자리를 양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자신의 무대 위에서 눈부시게 빛날 때, 아이는 부모의 희생이 아닌 '행복한 삶' 그 자체를 배웁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분주한 아침을 보내셨을 여러분께 조심스레 안부를 여쭙습니다.

우리는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참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게 익히는 기술은 아마도 '기꺼이 내어주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뜻한 국밥의 건더기를 건져 아이의 그릇에 먼저 옮겨 담고,

내가 사고 싶었던 옷 한 벌 대신 아이의 작아진 운동화를 새로 결제하는 일 말이에요.

나의 수면 시간과 취향, 심지어는 내가 꿈꾸던 미래의 조각들까지도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조금씩 떼어주는 것이 부모의 당연한 숙명이자 미덕이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아이의 예방접종 날짜와 학교 준비물은 누구보다 완벽하게 챙기면서도,

정작 제가 마지막으로 언제 활짝 웃었는지,

내가 가장 좋아하던 색깔이 무엇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해진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마치 연극 무대 위에서 정작 주인공인 저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조명기를 돌리고 있고,

무대 위에는 아이만이 홀로 빛나고 있는 풍경처럼 느껴졌어요.


pexels-pixabay-261735 (1).jpg "아이의 하루를 챙기느라 분주했던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 희미해진 내 이름 석 자를 온전히 써 내려가 봅니다."


'나는 왜 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스스로 조연이 되기를 자처했을까.'


생각해보면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나라는 사람을 지워가는 과정이 아니라,

나라는 세계에 아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소중히 초대하는 일이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새 제 세계의 문을 닫아걸고, 아이의 세계를 가꾸는 데만 온 힘을 쏟고 있었던 거예요.

제가 행복하지 않은 무대 위에서 아이가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배울 수 있을까요?

부모의 일방적인 희생을 거름 삼아 자란 아이는,

훗날 자신의 삶을 책임지게 되었을 때

혹시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지우는 삶을 정답이라 여기며 살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아주 중요한 결심 하나를 가슴에 품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 자리는 더 이상 아이에게 양보하지 않기로 말이죠.

이것은 결코 이기적인 선언이 아니랍니다.

오히려 아이를 더 건강하고 깊게 사랑하겠다는 저만의 약속이에요.


아이가 잠든 고요한 새벽에 억지로 눈을 뜨며 글을 쓰는 시간,

아이가 노는 곁에서 제가 읽고 싶었던 책을 펼쳐 드는 그 짧은 순간들.

처음에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서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소중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 삶의 주인이 되어 눈을 반짝일 때, 아이도 곁에서 제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간다는 사실을요.


pexels-polina-kovaleva-5546885.jpg "우리는 같은 길을 걷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독립된 존재입니다. 저는 제 몫의 무대를 당당히 지켜내기로 했습니다."


"엄마는 지금 엄마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

이 다정한 한마디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그 어떤 비싼 장난감보다 값진 교육이라는 것을 이제는 믿습니다.

오늘도 저는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겠지만,

그보다 먼저 '나'라는 존재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해보려 합니다.

내 삶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저에게로 조금씩 옮겨오면서요.

아이의 무대와 제 무대가 각자의 자리에서 눈부시게 빛날 때,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라는 이름 뒤에 숨어 나를 잃어버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 제 인생의 가장 찬란한 주인공으로 무대 중앙에 당당히 서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무대는 오늘 어떤 빛으로 빛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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