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얼른 낫기를 기도 해요
보리가 사고를 당한 그날 이후, 언니는 밥을 거의 먹지 않았어요. 평소엔 나보다 더 잘 먹던 언니가 그날 이후로는 밥 한 숟갈도 힘겹게 넘겼어요.
“바람아… 내가 괜찮을 자격이 있을까?”
언니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어요. 나는 그저 언니의 다리에 코를 비비며
‘괜찮아, 언니. 하나님이 다 지켜보고 계셔.’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예정대로 마라도로 향했어요.
하지만 바다는 순순하지 않았어요. 하늘은 잔뜩 흐렸고, 거센 바람에 파도가 배 위로 들이쳤어요. 결국 기상 악화로 배편이 끊기며 우리는 무려 3박 4일 동안 마라도에 갇히게 되었어요. 섬에는 남아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세상 끝에 남겨진 것 같은 고요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골프카를 타고 섬을 돌았고, 바다를 향해 낚싯줄을 드리웠어요. 하늘은 푸르렀고, 파도는 여전히 성난 듯 부서졌어요. 파도는 거셌지만 전체적인 그 풍경은 참 평온했어요. 바람이 불면 털이 흩날렸고, 햇살은 따뜻하게 등을 감싸주었어요.
그런데…
언니의 얼굴엔 미소가 오래 머물지 못했어요. 낚싯대를 잡은 손끝이 자꾸 떨렸어요.
“보리…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
언니의 낮은 속삭임이 바람에 섞여 흘러갔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도 가슴이 조여왔어요. 언니의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보리가 있었어요.
“나가자마자 바로 보리한테 가자, 바람아.”
언니의 목소리에는 확고한 따뜻함이 깃들어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언니는 노트북을 닫으며 조용히 말했어요.
“유튜브는 안 할래.
이제는 그냥,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언니 곁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봤어요. 별이 하나, 둘 반짝이고 있었어요. 아마 그중 하나는 보리가 언니에게 보내는
“괜찮아요, 언니. 나도 잘 지내요.”라는 신호였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