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명상을 한다구
언니는 제주도에 와서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가만히 보면, 언니는 가만히 있질 못해요. 산책을 나가도 한참을 걷고,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굳이 바다까지 나가야 직성이 풀리죠.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언니가 더 바빠졌어요. 매일 아침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언니를 보며 나는 ‘휴가 온 사람 맞나?’ 싶을 때가 많아요.
하지만 언니가 요가를 하는 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해요. 그 시간은 나에게도 하루 중 유일하게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시간이에요. 요가 선생님이 고맙게도 저를 요가원에 데려와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나는 이동식 캐리어에 쏙 들어가서 요가원 입구 한쪽 구석에 자리 잡아요. 요가원은 늘 햇볕이 따뜻하게 들어와요. 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바닥에 길게 드리워지고, 그 위에 언니의 그림자가 천천히 흐르듯 움직여요. 요가 매트 위에서 숨을 고르는 언니의 모습은 언제 봐도 참 예뻐요. 공기엔 나무 냄새와 우드향, 그리고 잔잔한 싱잉볼 소리가 흘러요. 그 속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눈꺼풀이 스르르 감겨요.
언니가 요가 자세를 바꾸는 소리, 살짝 미끄러지는 매트의 마찰음, 그 사이로 들리는 언니의 숨소리. 그게 나에게는 자장가처럼 들려요. 그래서 나는 요가 시간마다 쿨쿨 잠에 빠져든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내가 너무 깊이 잠들었나봐요. 언니가 요가를 마치고 다가와 ‘바람아, 너 코골았어!’ 하며 웃는 거예요. 아이참, 언니~ 나도 명상 중이었단 말이야. 그게 바로 나만의 ‘웰시코기식 요가’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