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가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언니의 얼굴에는 안도의 미소가 번졌어요. 그동안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밥도 잘 먹지 못하던 언니였거든요.
“바람아, 우리 보리 보러 갈까?”
언니의 목소리엔 설렘이 가득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모슬포에 있는 ‘우드비앙’이라는 이름의 목공소로 향했어요. 그곳이 바로 보리네 집이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무 냄새가 포근하게 코끝을 간질였어요. 햇살이 커다란 창문으로 들어와 작업대 위의 나무결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죠. 보리 가족은 우리를 보자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그 눈빛에서 진심이 느껴졌어요. 보리를 향한 사랑, 그리고 생명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요. 보리는 아직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맑고 반짝였어요.
나는 살금살금 다가가서 보리 냄새를 맡아봤어요. 혹시 싫어할까봐 조심했는데, 보리는 꼬리를 살짝 흔들며 나를 맞아줬어요. 그 모습에 언니와 나는 동시에 웃음이 났어요. 보리 가족은 목공체험도 준비해 주셨어요. 언니는 예쁜 도마를 만들고, 나는 마당에서 열심히 뛰어놀았어요! 언니의 손끝에서 나무 냄새가 배어 나오고, 망치질 소리와 웃음소리가 공방 안에 울렸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리 가족이 내게 나무로 만든 장난감과 인식표를 선물해줬어요. 인식표의 앞면에는 내 이름 ‘바람’, 뒷면에는 언니의 전화번호가 새겨져 있었어요.
“이제 바람이는 절대 길 잃지 않겠네.”
언니가 말하며 내 목에 인식표를 걸어줬어요. 따뜻한 나무 인식표가 피부에 닿는 순간, 왠지 모르게 든든했어요. 길을 잃을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이름이 새겨진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에요.
보리와 나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햇살 아래서 잠시 눈을 붙였어요. 나무 냄새, 웃음소리, 그리고 평화로운 오후, 그 모든 게 어쩐지 ‘제주스러웠어요’.
오늘 하루도 대만족이에요. 보리가 완쾌되어서, 그리고 세상엔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