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봄비가 내리는 목요일 아침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출근길이 막히지만, 개인적으로 빗소리를 좋아하기에 기분이 좋다.
차 안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이상하리만큼 기분이 좋아지고, 내리는 비에 씻긴 상쾌한 공기는 더욱 기분을 좋게 만든다.
변태라서 그런가?ㅋㅋㅋ
예산과 지출관리에 대한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변동지출을 줄이는 쪽으로 상담의 방향을 잡는다.
고정지출이야 어차피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니까 줄이기에 힘들다는 생각에서 이다.
고정지출은 일반적으로 주거와 생활에 관련된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택관리비, 각종 공과금, 휴대폰, 인터넷, 각종 렌털, 월세, 대출이자,,,
일반적으로 우리 생활의 편의를 위한 비용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정지출의 각 항목을 꼼꼼히 따져보면, 과거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제품을 사용해서 발생되는 경우가 가장 크다. 그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각종 렌털요금이 있겠다.
티브이 홈쇼핑만 보아도 무수히 많은 각종 렌털 제품을 판매한다.
정수기, 비데, 안마의자, 헬스기구, 침대, 자동차,,,,
모두가 과거에는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현재는 우리의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 대다수이다.
지금은 가장 많이 사용하고 보편화되어 있는 휴대폰만 보아도 그렇다.
휴대폰은 아마도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쯤 처음으로 접한 것 같다.
그전까지는 친구들끼리 연락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해봐야 삐삐를 하거나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집전화가 전부였지만,
생활에 편리한 제품들이 속속 나오면서 편리해졌을지는 모르지만 그에 따른 고정비용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과거 집전화만 있었을 때에는 가정의 생활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껏해야 1% 내외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가정의 통신비를 따져보면 개인 휴대폰, 집전화, 인터넷, 티브이 등으로 인해 4인 가족 기준 적어도 2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발생시킨다. 월소득이 500만 원인 가정이라면 통신비에 대한 비중은 4%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정수기,,, 우리는 언제부턴가 물을 사 먹는 다던가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생활화되고 당연 시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님께서 항상 보리차를 한솥 끓여서 부엌 한편에서 식혔다가 빈 페트병에 부어 냉장고에 물이 한가득 있었다. 지금도 그렇게 하는 가정이 있기는 한가 싶다. 가끔은 예전 어머님께서 끓여주신 보리차가 그리울 때도 있다.
결명자는 눈에 좋다고 해서 보리차 대신 결명자차도 많이 끓여 주시곤 했는데,,, 너무 꼰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나?ㅋㅋㅋ
모든 것이 시대가 변화하면서 그에 발맞추어 우리의 생활패턴도 변화한다.
흔히들 우리는 휴대폰을 구매하면 통신사와 2~3년 정도의 약정을 통해 할인 구매를 한다.
이를 우리는 노예계약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나 역시 다음 달이면 노예계약이 끝난다.
휴대폰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렌털 제품이 그렇다.
무의식 소비
매월 납입하는 비용이 단돈 몇만 원이긴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이 하나 둘 모여 우리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매월 생활비에서 고정지출의 비중을 조금씩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분명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생활도 윤택해지고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무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과거와 비교하여 고정지출에 대한 항목이나 비용이 몇 배 더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고정지출과 관련된 비용이 현재 삶의 질은 높일 수 있겠지만,
미래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한 번쯤 생각을 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