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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석 Dec 22. 2020

[습관 디자인] 당신의 환경이 당신의 습관을 만든다.

통제와 자유, 의지와 환경 사이

당신의 환경이 당신의 습관을 만든다.


나는 여태까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내 욕심을 억누르고 마음을 다스려야 된다고 믿고 있었다.

목적의식 없이 하는 결정은 감정의 노예일 뿐이고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을 할 때에만 이성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이유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하지만 웬디 우드의 해빗을 읽고 전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의 주장이 너무 터무니없게 느껴졌다. 강한 의지가 없이는 행동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동양의 고전들은 마음 다스리는 방법들을 이야기했었다. 나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수양과도 같은 것이었다. 수없이 부딪히고 깨지면서 다듬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결고 자연스러운 방법은 아니었다. 강한 의자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행동은 의지와 노력의 에너지가 떨어지는 순간 함께 사라지고 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진짜로 내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상황(contexts)과 환경(environments)이었다. 나 자신을 제외한 모든 것을 상황과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자라온 나의 환경과 내가 맞닥드리고 있는 상황들이 내 행동에 대한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의식적인 선택과 자유의지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결정했다고 믿는 그 선택과 의지의 무의식 저편에는 내가 겪어온 수많은 상황과 환경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영유아기, 성장기의 경험과 환경이 중요한 것일 수도 있겠다.
몬테소리 교육철학대로 유아기에 자유-> 몰입-> 성취의 단계를 거쳐 자기 주도 학습을 하게 된다면, 자유 단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변 환경일 것이다. 예를 들어 주변에 자연이 있으면 자연을 탐구할 것이고, 쓰레기장이 있으면 쓰레기를 탐구하게 될 것이다. 악기가 있다면 악기를 탐구할 것이고 범죄가 있다면 범죄를 탐구할 것이다.
자유 단계에서 접하는 환경이 결국 성취(결과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우하고 낙후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환경적인 영향을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 그 사람의 감정과 사고/생각과 말/행동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방법은 다행히도 존재한다.

그중 한 가지는 좋은 멘토/선생님을 만나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좋은 강의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서울대나 하버드를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저명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자신이 처한 환경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더 좋은 방법은 책을 읽는 것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더 멀리 더 높은 차원의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자기 생각으로 소화시킬 수 없다면 그냥 아는 것 많은 바보가 될 수 있다.
멘토를 만나거나 책을 읽거나 둘 다 좋은 방법이지만, 어느 한 사람이나 한 가지 이론에만 빠져서 우상화시키면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하고 완벽한 이론과 지혜를 지닌 사람이라도 그 생각을 내가 소화시키지 못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결국 누군가의 돈벌이에 사용당하게 될 뿐이다.

사실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특히 이미 만들어진 환경을 바꾸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그 환경을 바꾸려는 첫 의식적 행동에 우리가 그동안 믿고 있었던 ‘의지’와 ‘노력’이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의지와 노력에만 너무 의지하면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지가 남아 있는 동안 그 에너지를 행동이 아닌 환경을 변화시키는 데 중점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자녀 교육을 하면서도 항상 고민되었던 것은
하면 안 되는 것을 가르치고 통제하며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자유롭게 풀어주고 창의성을 길러 줄 것인가 였다.
앞서 언급했던 몬테소리 철학대로 자유롭게 탐구하고 몰입해서 성취감을 느끼면 스스로 학습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왠지 폭력, 질투, 미움, 욕심 같은 것들을 통제하는 것은 아주 정당하고 당연한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자칫 자유를 주는 것이 방임으로 변질될까 두려운 마음도 컸다.
하지만 이런 걱정의 원인은 아이에게 좋은 것을 탐구하게 할 환경을 세팅하지 못한 데서 오는 불안이었음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맹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맹모삼천지교는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은 맹모의 철학이 돋보이는 이야기다.
더 이상 자신에게든 자녀에게든 자유를 줄지 통제를 할지 고민하지 말자. 이제는 자유 속에서 유익한 것을 성취하여 좋은 경험과 습관을 만들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더 고민하는 사람이 되어보자.

202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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