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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석 Jul 30. 2021

심플한 디자인을 했는데 왜 심심하지?

심플 이즈 베스트는 심플하지 않다.


Simple is best.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자이너라면 이 문장을 한 번쯤은 마음에 품어 봤을 것이다.


최고의 디자인들을 들여다보면 모두들 단순하다.

내 손에 들려있는 아이폰만 봐도 이렇게 단순할 수가 없다.

심플함의 극치다.


하지만 심플한 디자인은 생각보다 어렵다. 디자인 좀 해봤다면 심플한 디자인의 벽에 부딪혀 봤으리라.


머리로는 심플한 디자인을 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결과물을 보면 심심하기 그지없다.


오늘 글은 심플하면서 꽉 찬 완성도를 원하는 디자이너를 위한 글이다.


1.

심플하게 표현하려면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만약 당신이 무언가를 쉽게 설명할  없다면, 그것은 진짜 아는 것이 아니다라고.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내가 디자인하려는 제품이나 콘텐츠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을 때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슥슥, 샤샤샥~ 쉽게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를 보면 대부분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 콘텐츠의 주제는 무엇이고, 메인 카피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이고, 어떤 단어가 가장 중요한지. 그리고 이 작업물의 목적은 무엇이고, 이것을 보는 사람이 어떤 액션을 취하게 될지까지 완벽히 알고 디자인을 한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디자인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지금 작업하는 작업물이 무슨 내용이고, 이것을 보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인지를 물어보면 대답 못하는 디자이너가 많다.

그저 메인 카피, 서브 카피, 이미지, 제공받은 소스에 의지해 보기에만 좋은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이기도 하다. 목적이 있다. 디자이너가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디자인에는 힘이 없다. 그래서 심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콘텐츠의 컨셉과 메시지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면,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와 레이아웃, 컬러를 뽑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레이아웃, 컬러, 이미지, 폰트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만 가지고도 임팩트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디자인에 자꾸 군더더기와 꾸미는 요소가 덕지덕지 늘어나고 있다면, 모든 것을 멈추고 디자인 원고를 정독해 보자. 꾸밈없는 심플한 디자인은 이때부터 시작될 것이다.



2.

  있는 모든 것을  해봐야 

 것이 보인다.

신입 디자이너 시절, 심플하게 시작했다가 오만가지가 다 들어간 디자인이 나오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사실 굉장히 당연한 과정이다.


경력 많은 디자이너가 또다시 쓱쓱 싹싹 쉽게 디자인을 뽑아내는 것을 보면 좌절감이 몰려오겠지만 그 디자이너도 신입의 시기에 당신과 똑같은 과정을 겪으며 경험을 쌓은 것이다.


심플한 디자인은 다르게 말하면 뺄 것이 없는 디자인을 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다 넣어보지 않으면 무엇이 뺄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결국 경험치가 쌓이기 전까지는 내가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넣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하지만 한 가지 시안에 모든 것을 다 넣는다면 짬뽕이나 비빔밥이 된다.

첫 번째로 살펴봤던 <콘텐츠 이해하기> 과정을 했다면, 그것을 다양한 방법(가능하면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스킬을 동원하여)으로 표현해 보자. 단, 한 번에 한 가지 디자인 요소만을 강조해서 시안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안 1은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디자인.

시안 2는 일러스트로 주제를 표현한 디자인.

시안 3은 실사 이미지와 카피로 주제를 표현하는 디자인 …

이런 식으로 한 가지 주제를 각각의 디자인 요소가 강조된 여러 가지 시안으로 표현해 보자.


모든 디자인에 모든 요소가 서로 잘났다고 강조하고 있다면 어디에도 눈이 가지 않는 어지러운 디자인이 돼버릴 것이다.


한동안 인기 있었던 얼굴 몰아주기 사진 놀이처럼, 한 가지 요소가 주인공이 되어 주제를 전달하는 훈련을 해보자.

이런 과정이 쌓이면 무엇이 강조되어야 하고, 무엇을 줄여야 할지를 배우게 될 것이다.


결론.

심플한 디자인을 하는 과정은 결고 심플하지 않다. 심플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 언젠가 샤샤샥 심플한 디자인을 뽑아내는 디자이너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면 그때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리라.

심플한 게 제일 쉬웠다고.


https://brunch.co.kr/@baruncnc/11

https://brunch.co.kr/@baruncn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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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aruncnc/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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