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는 '디자인'은 너희들의 '디자인'과는 다르다.
어느덧 14년 차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두 딸과의 시간이 너무 달콤하여 9시 좀 넘어서 사무실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저녁 대신 야근을 먹습니다.
야근이 몸에 베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저는 하루에 몇 시간 동안 디자인을 하고 있을까요?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하루 중 12시간은 디자인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역시... 이거시 내 미래인가? 라며 좌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중, 포토샵과 인디자인을 다루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요즘은... 평균... 일주일에 서너 시간 일러스트나 인디자인 툴을 다루는 것 같습니다.
하루 아니고 일주일입니다. 아예 하루 종일 메일 보내고 전화 통화하고 엑셀만 다루다 집에 가는 날도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덕분에 대부분의 디자인을 생각과 입만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사람과 비즈니스 영역을 다루는 디자인을 합니다.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12시간씩 인디자인과 싸웠습니다.
밤도 많이 새웠고요.
하지만 손이 아닌 생각으로 디자인을 하게 된 이후로는 다른 디자이너들의 도움을 받아 두세배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디자인에 대해 토론하면서 바른 디자인이 나올 때 까지 치열하게 디자인을 합니다.
이게 무슨 디자인이냐고요?
사실은 이런걸 디자인이라고 하는게 맞습니다.
저의 디자인은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는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들은 자신이 원하는걸 잘 표현하지 못합니다. 아니, 뭘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지요.
그들이 모른다고 디자이너도 그들이 원하는것을 모른다면 '디자인'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작업은 '반복 노동' 혹은 '스무고개'같은 피곤한 것이 되버리고 맙니다.
그럼 어떻게해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간단합니다. 고객에게 질문을 하면 됩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지닌 문제점은 무엇인지를요.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필요한 이유와 목적을 다시 물어봐야 하고, 기존 디자인에 문제가 생겼다면 문제의 원인이나 문제 해결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봐야 합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퍼레이드를 퍼붓고 나면 비로소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하게 됩니다.
디자이너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냈으니 이제 원하는 것에 딱 맞는 디자인 방법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해 주면 되는 것입니다.
참~ 쉽죠잉~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것까지가 디자인이라는 행위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 다음에는 트렌드와 센스와 스킬입니다. 이것들은 기술적인 영역입니다.
'무엇을' '왜' 해야 할지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어떻게'의 차례가 옵니다.
병원에서 의사가 청진기와 엑스레이로 진단을 먼저 한 후에 치료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디자인을 행위로만 이해하면 '무엇을'과 '왜'를 놓치기 쉽습니다.
앞단의 질문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디자인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부분에 위치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내가 '무엇을'과 '왜'를 포함한 '어떻게'를 디자인하고 있는지 한번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앞단의 영역에 시간을 쏟을수록 더 좋은 '어떻게'가 떠오르는 경험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더 이상 디자이너는 광고주들의 '을'이 아니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느 순간 고객들에게 신급 대우를 받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좋은 디자인은 디자이너만 만족시키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에게도 충만함과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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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고개 시키는 클라이언트에게 잘 먹히는 질문법이 궁굼하다면?
묻지 않는 사이, 고객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brunch.co.kr) 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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