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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암 Sep 08. 2023

촘촘꼼꼼 칭찬

열매글방(9/8) : 칭찬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칭찬에 인색했다. 일부러 칭찬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해내는 것과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곳이랄까. 뛰어난 선배들 아래에서 7년간 쑥쑥 크다가 돌부리에 부딪혀 넘어졌을 때, 그래서 퇴사를 결심하고 나서야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잘하는 친구라 같이 계속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거나 "네가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해 본 적 한 번도 없다."고.


이직하고 생각지 못하게 노력한 것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그제야 그 서툰 칭찬이 단순히 퇴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믿을 수 있었다. 그들도 첫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10년 이상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칭찬을 받아본 경험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후배들과 함께 일할 때 꼼꼼히 칭찬하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 내가 너에게 느낀 좋은 점은 이런 것이고, 그건 너에게 이런 장점으로 커질 수 있을 것 같으니, 네가 앞으로 더 잘할 거라 기대한다고. 너무 길게 이야기해서 요점이 전달되지 않았으면 어쩌나 걱정할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내 칭찬은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첫발을 내딛는 누군가가 스스로 의심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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