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메모의 필요성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미팅을 할 때, 해야 할 일을 정리할 때, 보고를 하거나 보고를 받을 때, 업무 지시를 받거나 할 때, '일을 한다는 것은 메모를 하는 것'과 거의 같다. 그만큼 메모가 중요하다는 것은 강조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제목부터 솔깃하다. '메모의 마법' 모든 직장인을 포함한 학생들까지도 기록에 대한 필요성이 다들 절실할 테고, 게다가 마법이라니! 그런데 저자는 30대 초반에 불과하다. 나이로 책을 평가할 필요도 없지만, 놀라움의 이유는 된다. 젊은 나이에 그리고 짧은 기간에 큰 성공을 이뤘다. 삶을 회고하며 쓴 책은 더더욱 아닐뿐더러 자신의 짧은 기간의 비교적 큰 성공을 이룬 그 근원을 헤아리며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쓴 책임을 감안한다면 이마저도 읽어 볼 필요가 생기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무언가 짧은 기간에 성공한 저자의 마법 같은 방법론이 이 안에 들어있겠지?'라는 기대로 이 책을 접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이 책은 단순히 메모나 사고 기법의 노하우를 전하려는 책이 아니다.'(본 책 127 페이지)라고 저자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확실히 이 책은 자기개발서의 흔한 '00 하는 00가지 법칙'을 설명하려고 쓰인 책은 결코 아니다.
디테일은 책 안에 있으니, 내 머릿속에 남은 책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1. 생각하기 > 언어로 표현하기 > 메모하기 : 생각한 것을 언어로 표현해서 이를 메모하게 된다.
2. 메모의 본질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연결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3. 메모의 방법은 사실을 보고, 이를 일반화시켜서, 결국 전용해 보는 것이다.
4. 전용은 방향이자, 목표 설정이다. 나를 알아야 가능하다.
자신의 특유의 메모의 기법을 간단히 설명해 주기도 하고, 그 예시도 들어준다.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메모라는 것에 정석이 있겠는가 자신만의 기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특징을 짚어볼 수 있다.
첫째는, 메모하는 사람의 노력을 강조한다.
모든 자기개발서가 그렇듯 방법은 알려주지만, 노력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어떤 분야에 대한 성공의 기반은 기법이나, 새로운 방법이 아니라 노력이다. 노력이 어떠한 형태로, 어떠한 대상으로 표출되는가에 따라서 자기개발서의 주제는 천차만별이다. 저자는 메모의 본질을 알려주고, 방법도 알려주지만, '메모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끊임없이 메모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메모는 창조 기회의 손실을 줄여주는 도구다. 이 도구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몸의 모든 기관을 열어 온갖 정보를 그대로 흡수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즉 끊임없이 메모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메모의 마법, p.206
두 번째는, 나를 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외의 내용이었다. '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라는 내용은 메모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여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준다. 나의 부족함, 장점, 보완할 점,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나를 되돌아보도록 가이드하는 책이다.
메모의 효과는 바로 전용의 단계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전용의 단계는 나의 목표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이루려고 하는지에 관련이 되어 있으므로 이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나를 보게 하는 데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방법(p.145-147)을 제시해 준다. 실질적인 질문도 던져주며, 어떠한 방법으로 답변을 해야, 저자가 말하는 자신에 대한 구체화와 일반화가 가능한지를 알려준다. 그런데 읽다 보니, 저자가 2장에서 언급한 '사실 > 일반화 > 전용'의 프레임과 동일하다. 결국은 자신을 정확히 아는 것이 지적 생산을 위한 사고 방법의 기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배운 메모나 일반화의 기법은 결국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하게 서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
...
전용은 정말이지 중요한 요소다. 인생을 걸고 어떤 분야에서 커다란 도전을 하고 싶다는 자신의 바람을 깨달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그 목표를 향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앞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메모의 마법 p.127, 155
나도 당장 몰스킨 다이어리 한 권을 구입했다. 메모의 마법은 결국은 나를 돌아보고, 메모를 하는 노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다. 책을 한번 읽는다고 하여 '짠'하고 발생하는 마법이 아니다. 책을 읽고 나 또한 자극을 받았다. 이제 나를 돌아봐야겠다. 그리고 메모해야겠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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