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레드 호세이니.
이 저자의 책은 다시 읽기 싫었는데, 결국 다시 들게 되었다. 싫었던 이유는 항상 비극을 모티브로 한다는 것인데, 이 비극은 결코 희극으로 끝나지 않는 결코 경험하기 싫은 비극이다. 특히나 전쟁, 가난, 여성, 어린이 등 취약하기 짝이 없는 상황과 대상을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그 책 읽은 후의 느낌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결국은 읽게 만드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할 따름이다.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 더불어 번역된 마지막 책인 이 책도 모두 동일하다. 형제 같은 남자 둘, 자매 둘, 마지막은 남매 둘..
이 저자가 주된 모티브로 사용하는 비극을 독자들은 저자가 어떻게 해소할지를 궁금해하며 끝까지 읽어 내려가지만, 앞서 말했듯이 완벽한 해소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세 책 모두에서 사용하는 특이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세월', 즉 시간의 흐름이다. 책 주인공들은 평생을 비극의 사연을 안고 살아가고 세월이 흐른 뒤의 모습을 저자는 다시금 책 내용에서 다시 보여준다. 모든 책이 그렇다. 하지만, 저자가 세월을 너무 잘 사용한 나머지 독자는 이 600페이지 안에 모두 담긴 40~60년의 세월을 가감 없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 세월의 과정을 보는 독자들은 이미 비극이 희극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게 되고, 그 비극이 주인공의 마음과 영혼을 이미 새롭게 다지고, 새 움을 틔웠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울고 싶은 마음으로 책 마지막 장에 기꺼이 저자의 결론에 동의하며 이르게 된다.
특히 '그리고 산이 울렸다' 이 책은 책 서두에서부터 말할 수 없는 탄식의 슬픈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내 딸들의 존재와 오버랩되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 책은 전 작의 두 책과 달리 각 장마다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관점)을 사용하고 그 등장인물의 시대 배경과 환경을 매번 다르게 제시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제삼자가 주인공으로, 객체가 주체로, 전쟁터에서 평온한 국가로...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지고(등장했다가 다른 장에서 사라지고, 몇 장 뒤에 잠깐 다시 등장하고...;;) 시간 배경이 자주 변하니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맥락을 놓치지 않게 된다.
독후감으로 무얼 적어야 할까. 고민하다가.. 잠에 든 아이들의 얼굴을 한번 만져주고, 손도 비벼보고, 이불도 덮어주고, 뽀뽀도 마구마구 해주었다. 이 아이들이 누리는 이러한 평안 속에서 잘 자라나서, 세상에 살면서 본인이 누리고 자라왔던 평안들을 잘 지속되고 확장되도록 노력하면서 살아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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