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하고 싶다...
임신 내내 각종 임신, 출산 관련 서적과 유튜브 영상, 출산브이로그 등에 의존하며 시간을 보냈었다.
임신, 출산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불안으로 똘똘 뭉쳐진 행위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처지의, 또는 먼저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절실했다.
내 유튜브는 신기하게도(?) 임신의 주차수가 거듭될수록 그 주차수에 맞는 영상들을 찰떡같이 맞춰 보여줬다. 출산직전이 되자 귀신같은 알고리즘은 출산 후 회복영상과 각종 다이어트 인증 영상으로 나의 피드를 채웠다.
어쩜 다들 조리원에서부터 관리! 관리! 관리! 들인 지.
어쩜 아기 낳고 6주 만에 10킬로 감량이 그리도 쉬운지.
나는 임신하고 약 8킬로 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일반적으로 10킬로 이상 체중이 증가하는데 그런 것치곤 내가 살이 별로 안 찐 걸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결혼함과 동시에 신혼생활을 즐기는 동안 약 15킬로가 쪘다.
즉, 결혼 전과 비교하면 약 25킬로가 찐 셈이다.
살살살살 몸무게가 차올라 살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결혼 전 부모님과 살 때는 퇴근 후에 운동하는 것을 즐겼다.
운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 먹는 것은 자연스럽게 가벼워졌고 저녁엔 배고파하면서 자는 게 당연했다.
속이 비어있지 않으면 깊은 잠을 못 잤다.
그렇게 텅 빈 속으로 다음 날 아침을 맞이하고, 아침을 즐겁게 먹는 생활을 나는 즐겼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퇴근 후 맛있는 저녁과 야식을 먹는 맛을 알아버렸다. 자연스레 운동은 뒷전.
살은 계속 차올랐고 언젠가 돌아보니 가지고 있는 옷 어느 것도 맞지 않아 바지는 죄다 고무줄로 바뀌었고
가벼운 코트, 라인이 잡힌 원피스 등은 모두 깊은 옷장 행이었다.
임신했을 때 체중이 느는 것이 두려워 과도하게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태아는 그것을 비상상황이라고 여겨 적게 먹어도 모두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진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임신했을 때 나는 이미 과체중이었음에도 크게 먹는 것에 제한을 두지 않고 아기가 먹고자 하는 것은 모두 먹었다.
다행히 극심한 입덧이 8킬로 증량으로 선방을 도운 듯하다.
아기를 낳고 나서 몸무게를 재어보니 아기 몸무게만큼도 빠지지 않았다.
고작 1킬로 내외 정도 빠졌을까.
몸에 주렁주렁 달고 있는 수액 탓인지 몸은 오히려 더 부어올랐고 무게는 줄어들 생각을 안 했다.
그래, 욕심내지 말자.
산후 무리한 다이어트는 골밀도 저하와 탈모의 주범이랬다.
병원 입원기간 동안은 당연 움직임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을 위한 움직임정도만 했다.
조리원에 입소하자마자 나는 바로 다른 산모들 브이로그에서 그렇게들 한다는 '흉곽호흡'부터 시작했다.
조리원 한 켠에 요가매트가 쫘라락 깔려있고 그 위에서 산모들이 몸을 이완하며 운동하고 각자의 모습대로 관리에 열중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막상 입소를 해보니 그건 정말 상상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산모들이 제왕절개였기에 요가매트는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복도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모양새였다.
상상으론 나도 요가매트 하나 자리 잡고 앉아 조리원에서 흉곽호흡을 하며 철저히 관리해서 유튜브 브이로그처럼 10킬로씩 뚝딱 뺄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이전화 참조) 유축에 모자동실에 수유콜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 보면 호흡은커녕 낮잠을 잘 시간조차 없었다.
어쨌든 아기는 약 3킬로로 빠져나갔고 태반이나 기타 등등 것들이 빠져나가고 약간의 부기가 빠지면서 조리원 퇴소를 하면서는 별다른 노력 없이 5킬로 정도가 빠지긴 했다.
그러나 시작은 집에 와서부터였다.
일단 조리원에서처럼 잘 수가 없었고 직접 신선한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먹는 것은 사치였다.
그나마 산후관리사님이 계실 때는 이런저런 반찬을 만들어주셔서 집밥을 먹었지만 남편의 출산휴가가 시작됨과 동시에 우리는 배달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조리원에서 아기로 인해 빠졌던 몸무게는 고스란히 피자, 족발, 치킨의 기름기로 다시 채워지고 있었다.
아기를 낳고도 여전히 임부복밖에 입을 수 없는 현실이라니.
아기를 낳고 흔히들 산욕기라고 부르는 6주가 지나고 7주 차.
나는 비로소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한다!
나의 전략은 이러했다.
어떤 전문가는 100일 전에는 운동 또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어떤 전문가는 100일까지 빠지지 않는 살은 그 이후에도 빼기 엄청 힘들 거라고 한다.
그러니 무리하지 않고 몸이 다이어트를 하는지도 모르게! 살짝 접근을 하면서 살살 빼는 도둑 다이어트!
오전엔 요가로 몸을 깨우고 음식은 먹고 싶은 건 다 먹되 양을 점차 줄여나갔고 저녁엔 실내자전거를 살살 타기 시작했다. 요가와 실내자전거는 임신 전에도 자주 했고 실제로 그 두 가지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던 경험도 있기 때문에 나에게는 필승전략이었다.
그리고 추가로 snpe라는 바른 자세로 되돌리는데 효과적이라는 운동까지 주말에 곁들여 산후에 틀어진 골반, 허리 등을 치유하기로 결심한다.
설렜다.
그 무엇도 걸리지 않은 자유의 몸으로 출산 전과 같이 운동하며 땀내는 삶이라니!
아참, 근데 삶은 원래 내 맘처럼 되는 것이 아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