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사람은 호구가 되나요

by 바삭

친절하면 행복하다

내가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건 불가능하며 그래야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웬만하면 '친절한 사람'으로 비치고 싶은 욕심은 있기 때문에, 나의 언행이 실망스러웠던 것 같은 날은 약간 우울해진다. 싫은 사람의 행동을 내가 똑같이 해 버렸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에게 시큰둥하게 반응해 버린 날 밤에는 종종 자기반성 모드에 돌입한다. 사실 내가 알아채지 못한 채로 저지른 실수들은 더욱 많을 것이라는 아찔한 기분을 느끼며. 반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친절을 베풀고 인내심을 발휘한 날은 비교적 개운한 마음으로 잠에 든다. 남들을 너그럽게 대할수록 스스로에게도 더욱 너그러워질 수가 있나 보다.



친절하면 실망한다

베푼 만큼의 친절이 그대로 내게 돌아오리라는 법은 없다. 친절하고자 하는 다짐은 무례한 이를 맞닥뜨리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애초에 보답을 바라고 베푸는 친절도 아니고 무례는 저지른 이의 몫으로 놓아두면 그만인 것을 알지만, 어쨌든 실망하지 않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무엇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 절대로 꺾이지 않는 확신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상냥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이들을 마음속 깊이 존경한다. 무례한 이들이 어디에나 있듯이 상냥한 이들도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점에서 세상은 꽤나 괜찮은 곳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미소와 친절이 인간에 대한 실망감으로부터 나를 다시 끌어올려 주곤 하니까.



친절한 사람은 호구가 되나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쪽이 내게도 이득인 것 같다. 친절을 베풀수록 내 마음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어둠도 점점 옅어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친절하려면 웃게 되고, 그 웃음이 스스로도 속이는 것이라고 짐작한다. 어찌 되었든 앞으로 계속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낼 거라면 웃으면서 지내는 쪽이 편할 것 같다. 물론 적당한 거절과 핑계와 이기적인 마음은 살면서 종종 필요하겠지만, ‘호구’가 될까 지레 겁먹고 가시를 잔뜩 세우는 일은 스트레스만 유발할 뿐이다.




* 매일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나 30분간 글을 쓰고 출근합니다.

과음한 다음날에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TMI를 남발할 수 있습니다.

이전 16화영양제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