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많이 먹는다고 건강해지나?

by 바삭

왜 이렇게 열심히 먹을까?

아침에 일어나면 따뜻한 물과 함께 두 종류의 유산균을 먹는다. 점심식사 후에는 비타민과 오메가3를 챙겨 먹고 컨디션에 따라 루테인이나 밀크씨슬 등 몇 가지를 더 추가한다. 나는 영양제 마니아라는 포지션에 걸맞지 않게 알약을 잘 못 삼켜서 이 시간마다 아주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건 병을 낫게 하기 위해 먹는 약도 아니고 말 그대로 ‘영양제’ 일 뿐. 하루나 이틀 건너뛰더라도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왜 습관처럼 영양제를 챙기는 걸까? 사람들이 묻는 말에는 그냥 ‘건강해지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곤 했지만, 영양제를 많이 먹는 것보다는 잘 자고 잘 먹고 스트레스 덜 받는 게 건강에 더 좋은 거 아닌가?



영양제 챙겨 먹기 = 나의 하루를 챙기기

몸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곳 하나 없이 사는 게 가능한가 싶다. 손목과 허리는 거의 항상 뻐근하고, 모니터를 오래 보는 탓에 눈도 뻑뻑하고, 오후 2시만 되면 잠이 쏟아진다. 그러나 치명적인 불편은 아니다. 일상생활은 충분히 가능한 정도다. 마치 모기에 물린 곳이 조금씩 가렵듯이, 병원에 갈 필요도 없고 간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쨌든 불편하긴 하다. 그러니까 이럴 때 영양제를 챙겨 먹는 거다. 몸으로 당장 느껴지는 효험은 없을지라도, 알약을 삼키는 행위 자체로 인해 그냥 왠지 안심이 된다.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따뜻한 음식을 먹고, 또 이왕이면 제대로 된 식기에 담아서 먹고, 영양제를 챙겨 먹고… 그런 모든 일들은 오늘 하루도 힘내서 살아야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응원에 가깝다.



먹다 보니 끊을 수가 없네요

플라세보 효과라는 게 있다. 약물의 효과는 환자가 믿는 만큼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꾸준히 챙겨 먹던 영양제를 며칠 안 먹으면 왠지 허전하다. 기운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안색도 평소보다 안 좋은 것 같다. 장 속 유산균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방법은 없으나 왠지 속도 더부룩하다. 적다 보니 나는 거의 마음 치료 목적으로 영양제를 섭취하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건 성분이 아닐지도. 다음부터는 좀 더 저렴한 저 함량 영양제로 갈아타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매일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나 30분간 글을 쓰고 출근합니다.

과음한 다음날에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TMI를 남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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