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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Jun 19. 2021

너 또 퇴사해? 4번의 퇴사유랑기

저는 직장생활 8년동안 총 5개의 회사를 옮겨다닌 부끄러운 경력의 소유자, 찐! 프로이직러입니다. 회사생활을 한 군데서 오랫동안 다니면서 인정받고 성과를 내면서 승진도 잘 하고 공채프리미엄도 얻으면서 다니는 것은 매우 부러운 일입니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정말 존경하고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직의 유혹도 찾아오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각자 이직에 대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쨌든 평생직장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시대에 이직이라는 것이 또 무조건 흠으로만 비춰지는 분위기는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사람, 이직을 하는 사람 모두 정답은 없습니다. 누가 더 회사생활을 잘 했느냐의 기준이나 지표가 되기도 어려울 것이구요.


어쨌든 저는 이직을 자주한 후자의 입장에서 몇 자 글을 적어보자 합니다. 이직을 어떨 때 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볼까 하는데요, 그 전에 그럼 저의 이직이유들은 어땠는지에 대해서부터 공유를 드려볼까합니다. 면접답변용 말고 진짜 솔직했던^^:; 이직 이유를 말입니다.


[첫번째 회사에서의 탈출]

연봉도 높고, 10대그룹에 속한, 심지어 그 그룹내에서 캐시카우역할을 하는 리딩계열사였던 곳에 취업을 했었습니다. 그런 회사에서 첫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돌이켜보면 참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한 가지를 포기하고 입사했었습니다. 바로 희망직무였습니다. 저는 사범대 교육학을 전공했던터라, 늘 인사팀에서 교육업무를 맡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선호직무가 확실했습니다. 남들처럼 뭐 금융권이 가고 싶다, 제조업이 가고싶다 이런 산업군에 대한 열망보다는 직무에 대한 목표나 열망이 더 강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맞지 않는 직무에서 일하는 것이 아무리 네임벨류가 좋은 회사에서 돈은 많이 받고 일한다고 해도 행복하지가 않았습니다.


영업관리직무를 맡았었는데, 제가 하고 싶은 직무와의 접점이 너무 없었죠. 처음에는 그래서 이직보다는 사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많이 찾아봤습니다. 발령 공문이 달마다 공지될때마다 어느 부서에서 주로 어느 부서로 이동들을 하는지도 면밀히 봤고, 선배직원들을 통해서 고민상담도 해보았고 또 사례들도 많이 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가고싶은 인사팀의 교육부문은 커녕 영업관리의 특성상 일선 지점 현장에서 근무를 했는데 본사에 있는 부서로 넘어오기란 정말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아주 오랜시간을 기약없이 기다려야 했고, 그렇게 기다린다고 해서 희망부서로 배치된다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그걸 깨닫고는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1년 15일을 찍고 퇴사를 합니다. 그 때는 젊은 패기(?) 때문이었는지 어디 붙어놓은 곳도 없었는데 퇴사를 해버리고 재취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회사와는 이별을 했습니다. 하고싶은 직무를 하겠다는 목표를 품고.


[두번째 회사에서의 탈출]

재취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막상 다시 취업준비생 신분이 되니 너무나도 하루하루가 불안했고, 취업시장의 얼어붙음을 또 체감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3개월만에 재취업에 성공을 하고 중고신입으로 두번째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첫번째 회사와 연관된 산업군에서 협회/유관기관의 역할을 하던 사기업도 공기업도 아니지만 안정적인 조직에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100% 까지는 아니지만 원하던 '직무'에서 말이죠. 좋았습니다. 내가 희망하던 업무와 99% 일치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일도 열심히 배웠고, 그 때 사수가 너무 좋으신 분이어서 일도 많이 알려주셨어서 근무하는데도 무난무난했던 생활이 1년간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제가 희망하던 직무에서 단 1% 일치하지 않는 점 때문에 저는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곤 했습니다. 저는 인사팀의 교육부서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는 일관된 목표가 이때도 있었는데, 이 회사에서는 내가 우리 부서의 사람들을 위해 교육을 기획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협회의 속성상 여러 회원사들에게 교육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듣게 하는 속성때문에 지속적인 성취감을 얻기 힘들었고, 진짜 인재육성을 하는 업무와는 괴리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어차피 100% 나에게 꼭 맞는 직무는 없으니까 그냥 타협하고 다니자 라는 생각과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대기업의 인재개발원(연수원)에 들어가는 것을 높이 목표로 삼고 한번 도전을 더 해보자라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장고를 거듭했죠. 이번에는 붙은 곳도 없이 퇴사부터 하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고 다니면서 원서를 몇 군데 넣어본 끝에 딱 1명밖에 모집하지 않는 곳에 수백명이 몰렸던 자리를 뚫고 대기업 인재개발원에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회사의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죠.


[세번째 회사에서의 탈출]

아마 저의 모든 회사생활을 하나씩 곱씹어봐도 가장 만족스러운 회사였고, 가장 업무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제 스스로 성장도 하고 기회도 많이 부여받았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에서는 그래도 나름 3년 넘게 (이직을 반복하던 제 기준으로는 길게~) 다니면서 적응도 잘 해왔었습니다. 교육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었기 때문에 직무만족도가 높았고, 해볼 수 있는 속성의 교육들은 다 경험해봤던 곳이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만족스러운 회사를 왜 또 나오게 되었을까요?


이 때는 직무에 대한 만족도는 정말 높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이 직무를 여기에서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외부적인 변수들이 저를 괴롭히곤 해왔습니다. 그룹 인재개발원이 아닌 계열사의 다른 곳(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계열사)으로의 장기 파견을 갈 수도 있는, 당시 인사권자이신 상무님을 통해서 그런 제안도 실제로 하셨던 상황이 닥쳐서 잘 못하다간 내가 내 직무를 계속 이어갈 수 없겠다라는 위기 의식이 찾아왔습니다. 또한 저희 그룹 뿐 아니라 대부분의 대기업 연수원들이 점차 그룹교육 중심의 공통교육보다는 각 계열사에서의 현장에 맞는 교육들을 더 비중을 두는 흐름들 때문에 그룹교육의 필요성이나 무게감이 점차 떨어져가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번에도 '제 직무'를 이어가기 위해서 제가 살기위해서 결국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고, 많은 경험들을 안고 더 큰 성장과 제 직무를 지속적으로 불안요소 없이 지속적으로 해나갈만한 곳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네번째 회사에서의 탈출]

그룹 인재개발원에서만큼은 아니었지만 우리회사 임직원의 성장과 육성을 위한 교육업무를 이어올 수 있었던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구요. 그런데 대한민국의 아니 전 세계를 회사들에게 시련을 주게된 큰 사건이 터집니다. 바로 코로나19. 하필 제가 이직한 제 회사의 직종이 코로나19의 타격에 거의 직격탄인 관광업종이었던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항공업계, 여행업계 다음으로 타격이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회사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졌고 물론 그런 와중에 투자도 늘리고 있던 상황이었어서 당장 회사가 오늘내일 하진 않았지만 과연 불안감이 공존했던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코로나19 상황 자체보다는 그로인한 회사의 방침들이 바뀌는 것이 결정적인 탈출의 영향을 미쳤습니다. 재정이 어렵다 보니 교육비 예산이 줄면서 교육자체가 줄어들었고, 심지어 코로나로 인해서 대면으로 모일 수 가 없으니 교육의 횟수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저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경력이 단절되는 기분도 느꼈고, 제가 더 성장을 하기 위해 온 회사인데 더 정체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어서 제 경력을 제가 썩히고만 있을수는 없었기에 극복을 해보기 위해서 이런 교육을 해보자, 저런 교육을 해보자 기획안도 만들어서 보고도 해보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2년정도 후에 이 곳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현재 다섯번째 회사로 오게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도 많았지만 제가 이직을 해올때마다 일관적으로 우선순위에 두었던 것은 바로 '저의 직무' 였습니다. 내 경력을 어떻게 관리해갈 수 있을까였죠. 그래서 저는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가장 먼저 우선순위의 이유를 직무에서 찾아보라고 말씀드리곤 합니다. 거기에 대한 이유는 다음편에서 좀 더 다뤄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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