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의 자기소개서에서 지원동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입사후 포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경력직으로 그 사람을 채용한 이유는 당장 활용하기 위함도 있지만, 그렇게 잠깐 쓰고 버릴 인력이라면 일시적으로 계약직을 채용하거나 컨설팅 업체를 의뢰하고 말았지, 본인의 포지션에 정식 공고가 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경력직은 지금 당장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점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가 이런 계획을 갖고 있으니 나를 뽑아야 한다 라는 어필을 할 줄 알아야합니다.
"두루뭉술한 뜬구름은 이제 그만"
신입사원에 지원하는 취업준비생이 입사후 포부를 작성할 때에는 뜬구름도 나름 잘 포장하면 먹힙니다. 내 의지나 열정을 표현하는데 구체적으로 잘 표현이 되어있는 정도라면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도 무난하게 통과를 시킬 수도 있습니다. 사실 신입사원들의 자기소개서에서 입사후포부는 경력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눈여겨 보는 항목은 아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력직은 앞서 서술했듯이 다릅니다. 당장 기여해줄 것만 기대하고 그 자리에 공고를 낸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절대 두루뭉술한 의지나 열정으로만 포장해서는 안됩니다.
"수치를 들어서 제시하라"
입사후 포부에서 구체적으로 내가 계획이 있고, 나름의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수치를 드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사실 수치를 드는 방법은 비단 입사후 포부 뿐 아니라 경력기술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볼 때도 유용하게 활용이 되긴 하지만 입사후 포부에서는 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마케팅 전략을 발휘하여 고객 유입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와 '나의 ~~한 관점을 바탕으로 1년 내에 전년대비 10% 신장한 ~~를 제시하고, 3년 후에는 마켓쉐어 15%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 는 다릅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수치를 그냥 내가 감으로 찍는 숫자가 아니라 경력직 답게, 내가 근무해보면서 보통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그 수치의 범위에 입각해서 작성을 하시는 것이 더 전문적이어보이고, 그 회사의 보도자료나 공시된 자료들을 토대로 현재 수준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수치를 보여준다면 더 사실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기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영업직이나 마케팅이 아니더라도 반드시 내 직무에서 숫자와 연관지을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그런 것들을 들어서 표현을 해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시점을 나누어라"
신입사원들이나 경력사원들이나 처음 신규로 회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전설계나 목표설계 같은 교육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기준을 세워서 카테고라이징을 하는 작업입니다. 업무와 업무외 로 나누거나, 업무 영역을 세분화해서 기준을 나누거나 여러가지가 있죠. 그 중 입사후 3년뒤, 5년뒤, 10년뒤 이런식으로 시기를 나누어서 각 시점별로 비전을 수립하는 방법도 흔히 쓰이곤 하는데 저는 이 시기를 나누는 방법이 입사후 포부를 작성할 때에는 가장 적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자기소개서상의 '입사후 포부' 항목의 글자수가 500자 내외라면 5년뒤, 10년뒤 정도로 시점을 나누어보시거나 단기목표와 중장기목표로 구분해서 나의 포부를 작성해보면 딱 적절하며, 500~1000자 정도의 분량이라면 3년, 5년, 10년 정도로 나누면 딱 무난합니다.
주로 단기목표(3년, 5년)를 작성할 때에는 내가 지원한 그 직무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나를 타깃으로 잡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인사직무라면 인사직무 내에서도 인사제도 기획을 잘 할수도 있고, 채용이나 인재발굴에 역량을 갖고 있을 수도 있고, 평가나 보상에 경험이 많아 장점을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직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지원할 그 직무내에서 세부영역은 반드시 있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지원한 그 포지션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점을 이어가서 발전을 시키는 것이 실제로 입사해서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때 유리합니다. 그리고 경력직은 일단 나를 괜히 뽑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하기 때문에 괜히 이것 저것 신입사원때처럼 두루두루 해보는 것 보다는 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해서 빠르게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게 확률적으로도 더 좋기에 추천드립니다.
그 다음에 장기목표(5~10년)에 대한 부분을 작성할 때에는 내가 '잘' 하는 것 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적어보면 딱 좋은 그림이 됩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성과를 내서 기반을 다지고 난 다음에는 내가 영역을 확장해서 좀 더 경험을 넓혀가며 성장할 의도가 있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흐름입니다. 내가 잘 하는 것도 없이 보여준 성과도 없이 관심만 있다고 해서 이거이거 해보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면 당연히 먹힐 리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단기목표에 잘 하는 것을 통해서 먼저 계획을 밝혀주고 그 다음 내가 하고 싶었던 영역에서의 목표까지 넘어가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기 목표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작성해야만 또 이직을 할 사람이 아닌 신뢰를 심어줄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답니다.
단, 여기서의 하고싶은 영역 역시 너무 현재 직무와 연관이 없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물론 경력직으로 들어왔다고 해서 천년만년 지금 직무에서만 일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다른 부서로 발령도 나고 하겠죠. 하지만 그걸 처음부터 너무 현재 직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을 적어버리면 이 사람이 지금 채용하려는 그 직무에 관심이 있긴 한건가 의구심을 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벗어나지 않는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는 영역에서의 목표와 계획이면 좋을 것입니다.
"관리자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입사후 포부를 적을 때 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내가 부서장, 팀장, 직책자가 된다면 무엇을 시도해볼 수 있을까? 라는 점에서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평소에 우리 상사에 대해 답답~하게 느껴와서 이건 꼭 고치고 싶었는데 이런 것들이어도 좋겠구요. 왜냐면 경력직은 어찌됐건 5년뒤, 10년뒤 입사 '후' 포부를 적게 될 때 중간에 경력이 어느정도 인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이후는 관리자로 빠르게 올라갈 시점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매칭됩니다.
그래서 미래의 입사 후 포부를 작성할 때 그 역할까지 수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관리자로서 내가 내 업무만 신경쓰기보다는 조직 자체를 신경쓰면서 관리를 해나가는 영역에서의 역할까지 서술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부서원들을 육성할 수 있는 코치로서의 역할,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 메뉴얼을 표준화해보는 것, 임원진들과 협력을 통해서 전략적인 사고로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 의사결정을 확실하게 해서 목표를 추진해나가는 역할 등이 될 수 있겠죠. 그런 영역에서도 두각을 보이면서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로 방향을 잡아가신다면 딱입니다.
정리하면, 경력직은 신입직에 비해서 입사후 포부가 상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고, 그 계획들이 시점별로 세분화가 되어있으면 좋고 향후에 직책자로 올라갔을 때를 그리면서 내가 방향을 세워간다면 완성도 있는 입사후 포부 작성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내 미래를 꼭! 깊이 있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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