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으로 이직 준비를 하는 첫 단계는 서류전형이고, 그 서류전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경력기술서입니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정량적인 스펙이나, 정성껏 쓴 자기소개서보다도 경력기술서가 훨씬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력기술서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대충 적어서는 합격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그럼, 경력기술서를 잘 쓰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몇 가지를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아, 오늘 글은 좀 길어요^^;)
① 공고 속에 자격 사항부터 다시보라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공고에 나와있는 세부 자격요건이나 우대사항, 자격사항 등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경력기술서에 단순히 내가 해왔던 경력들을 줄줄이 다 쓰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경험을 좀 더 부각할지, 어떤 것을 좀 더 강조할지 등을 파악하는데 좋은 기준이 됩니다. 단순히 복사해서 붙여 넣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지원하는 그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에 따라서 최소한 배치 순서라도 다르게 해서라도 맞춤형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합격 확률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내가 일부만 참여한 일이거나 내가 하다가 마무리를 다 짓지 못한 일이라도 공고에 나와있는 항목과 일치하는 것이 있다면 (후술하겠지만) 일단 써야 합니다! 그럴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지를 가늠하기에도 공고에 서술된 오피셜한 자격사항 확인은 필수라는 것입니다.
② 나의 업무를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카테고리를 만들자
그다음에 본격적으로 나의 경력기술서 작성을 위해 내가 해왔던 업무들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이 때는 시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2018년, 2019년, 2020년 이런 식으로 내가 해왔던 일을 나열하기보다는 내 업무들을 세부적으로 쪼개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원 시에 자유양식의 경력기술서를 요구하지만 대부분 프로젝트 단위별로 업무 단위별로 작성을 하라고 지정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프로젝트나 업무 단위로 묶어서 내 경력들을 정리해서 제시하는 것이 보는 사람도 더 직관적으로 검토하기에 용이합니다. 그냥 시간순으로만 나열하다가는 시기마다 했던 일들이 중복해서 나올 수도 있고, 중요한 일 덜 중요한 일 등이 부각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좋지 않습니다.
가령,
■ 2021년: 인사 XX 기획 프로젝트 참여, 채용 XX 프로세스 개선
■ 2020년: 인사 XX 기획 프로젝트 참여, 평가 XX 프로세스 수립, 조직문화 개선 활동
■ 2019년: 인사 XX 기획 프로젝트 참여, 채용 XX 프로세스 전년 대비 00 신규 도입
이런 식으로 시간 흐름으로 적기보다는
[인사 XX 프로젝트 참여(2019.00 ~ 2021.00) / 0년]
■업무: ~~~~ 개선, ~~~ 향상, ~~~ 도출
[채용 XX 프로세스 개선(2021.02, 2019.00) / 0개월]
■업무: ~~ 전년 대비 ~~ 향상, ~~~ 신규 도입
이런 식으로 나의 업무 단위나 프로젝트 단위별로 적어보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경력기술서 패턴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을 돌아보면서 내가 맡은 R&R을 기준으로 어떤 어떤 업무들을 해왔었는지를 따져보고, 굵직한 프로젝트들에 참여했던 것은 무엇이 있었는지 등을 복기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 물론, 경력으로 서술할 회사가 여러 군데라면 당연히 시기별로 다녔던 회사를 1차적으로 기준으로 놓고 그 안에서, 프로젝트나 업무단위별로 정리를 하시면 됩니다.
③ 성과평가 中 자기 평가 항목을 작성해본다고 생각하자
간혹, 경력기술서에 써야 할 문장의 톤(?)이나 워딩, 표현, 서술방식 등을 어느 정도로 써야 할지를 감을 잡기 어려워하시고, 난감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연말에(회사에 따라서는 횟수는 다르겠지만) 하는 성과평가를 떠올려보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은 성과평가를 할 때 부서장님이 나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평가라고 해서 내가 내 스스로의 업무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프로세스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런 자기 평가가 없다면 내가 연초에 나의 업무 목표를 작성하는 KPI(성과목표)를 작성하는 절차를 떠올려보셔도 좋습니다. 그런 느낌으로 쓰면 경력기술서가 무난하게 잘 써지실 겁니다.
주로 그런 평가를 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들이나 워딩들(예: ~~대비 ~~개선, ~~업무 향상, ~~ 신규 도입, ~~ 신규 발굴, ~~ 매뉴얼 수립, ~~ 독려, ~~ 지원, ~~ 증대)을 서술어로 작성해주시면서 너무 말이 길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간결하고 핵심적으로 보기 좋게 작성을 하신다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그리고 반드시 '성과' 나 '실적'을 넣어주셔야 합니다. 경력기술서에는 단순히 나는 A, B, C, D의 업무를 해봤습니다.라는 것만을 보여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 업무를 맡으면서 내가 낸 성과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성과평가와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연말에 더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때로는 나를 좀 포장하기도 하고, 그냥 올해는 이런 일을 했고요 라고만 쓰기보다는 그래서 이렇게 내가 성과를 냈어요 라고 어필을 하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저는 그래서 아예 경력기술서상에 이렇게 구분을 해서 적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업무: 신입사원 채용 기획 및 운영, 계층별 리더십 교육 체계 수립
■성과: ~~ 프로세스 간소화로 인해 ~~ 우수인재 모집, ~~ 교육내용 신규 도입을 통해 현업의 ~~ 역량 향상 기여
이런 식으로 '업무' 란과 '성과' 란을 따로 떼어서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지요. 두루뭉술하게 섞어서 나열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를 성과중심적인 사람으로 드러내기에도 효과적이랍니다. 심플해보이지만 충분한 틀이고, 조금 더 세부적으로 구성을 하고싶으신분은 '기여도'나 성과 외에 '보완점' 정도의 항목을 추가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④ 숫자로 표현하라
경력기술서에서 표현된 것들이 무미건조하거나 추상적이거나 너무 특색 없어 보인다면 원인은 숫자가 빠져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숫자로 나의 업무를 표현한다는 것은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내가 업무를 향상했다면 00% 를 신장을 했는지,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면 00%를 목표대비 초과로 달성했다든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했다면 X.X점을 높였다든지, 고객 유입률을 높였다면 얼만큼인지, 공정 프로세스를 바꾸었다면 어느 정도인지, 품질 향상을 위해 불량률을 줄였다면 얼마큼 줄였는지 등 자신의 업무에 따라서 사용하는 그 단위들을 적극 끄집어내서 숫자로 연결을 지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훨씬 더 신뢰성을 높여줄 수 있는 장치이니 숫자를 어떻게든 삽입해주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⑤ 마법의 도구, 'Before & After'
본인 직무 특성상 무언가 수치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런 경우에도 최대한 숫자를 쥐어짜서라도 기입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것이 좋지만 그게 너무 어렵다면 전년 '대비'로 전월 '대비'로 어떤 것을 바꾸었는지, 아니면 기존에 이런 '문제'가 있던 것을 내가 바꾸었다든지 하는 패턴으로 작성을 해서 보완을 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냥 '내가 이런 결과나 이런 업적을 냈다' 라고 말하는 것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기 때문에 내 경력기술서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사실적이고 신뢰감을 줄 수 있게 됩니다. 성과 자체도 더 돋보이기는 효과도 있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비교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서 전/후 대비로 내가 어떻게 개선을 하고 성과를 만들었는지를 표현해보시는 것, 중요합니다.
⑥ 같이 한 업무라도, 일단 쓰자
내가 혼자 다 했던 업무가 아니라서 경력기술서에 쓰기에 좀 그렇다고 아예 안 쓰시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가급적이면 쓰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굳이 그래도 엄연히 했던 업무이기도 한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경험한 것이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숨겨서 내 역량을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혼자 한 업무가 아니라면 내가 이런 식으로 30% 정도 업무에 참여를 했다, 기획단계에서만 참여를 하고 운영은 타 부서에서 이후에 진행을 했다, 라는 식으로 사실대로 나의 지분에 대해서 명시를 해주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내가 관여한 부분에서만큼은 이런 성과를 완수했다, 이런 과정에서 신경을 써서 기여를 했다 라는 것을 좁혀서 부각을 시키시면 되겠습니다. 내가 한 일이 0% 즉, 안 해본 일을 만들어내는 거짓말이 아닌 이상, 작성을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특히 그것이 자격사항에 나와있는 중요한 요건이라면 더더욱입니다.
⑦ 끝까지 다 완수하지는 못한 일이어도, 쓰자
끝까지 다 마무리를 못한 일인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격사항에 나와있는 중요한 조건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라면 써야 합니다. 대신 여기서도 다 완료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라는 것은 아니고 있는 그대로 표현을 하면 그만입니다. 만약에 내가 추진한 일이 이런 것 때문에 중단이 되거나 보류가 되었다면 '~~ 추진 참여(단, ~~한 사유로 인해 잠정 중단)' 이런 식으로 쓰면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훨씬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겠으며, 내가 이직 서류를 쓰고 있는 시점에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 '~~체계 수립 기획 중(금년도 말 사업개발 완료 예상)' 이런 식으로 써주면 됩니다. '진행 중'이라는 표현을 빌려와서 내가 하긴 해봤다 라는 것을 단 1%라도 보여주는 것이 자격사항과의 매칭도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⑧ 교육사항도 경력에 녹일 수 있다, 쓰자
서두에 공고의 자격사항에 내 경력들을 하나씩 매칭 해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조금이라도 참여했던 연결고리를 찾으래야 찾을 수 없는 항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관련 교육을 이수했던 내역이라도 뒤져보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직접 내가 정식으로 R&R을 맡아서 했던 업무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외부의 교육들을 직접 찾아서 수강하면서 관심이 충분히 있어 왔고, 관련된 지식들을 쌓아왔기 때문에 업무가 주어지더라도 어렵지 않게 수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지요.
물론 당연히 직접 업무를 수행했던 경험보다 효과가 적긴 하지만, 아예 아무것도 안 적는 것보다는 더 낫습니다. 아직 그런 교육조차 없다면 당장 찾아봐도 늦지 않습니다. 꼭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세미나나 정식 교육들이 아니어도 요새는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는 교육들이 너무 많고, 그런 교육업체나 교육을 연결해주는 플랫폼들도 넘쳐나기 때문에(멀티캠퍼스, 휴넷, 탈잉, 온오프믹스 등) 찾으면 찾을 수 있습니다. 듣고 나서 수료만 하게 되면 증빙을 남길 수 있는 문서 하나는 금방 나오기 때문에 경력기술서에도 추가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실제로 경력기술서에 (대신 제일 말미에)
1. A기업(XXXX년00월 ~ XXXX년00월)
[프로젝트명]
■업무:
■기여도:
■성과:
.
.
.
2. B기업(XXXX년00월 ~ XXXX년00월)
[프로젝트명]
■업무:
■기여도:
■성과:
.
.
.
3. 교육사항
-기간: XXXX년00월 ~ XXXX년00월 이수
■내용:
■주최:
이런 식으로 추가를 해서 경력기술서에도 자세하게 교육을 이수했던 내용들 주제들에 대해서 드러낸 적도 많고, 실제로 면접에 가서도 자발적으로 업무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던 노력이나, 주도적인 모습, 학습의지 등을 높게 사고 좋게 봐주신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때문에 내가 회사를 통해 갔던 교육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갔던 교육들, 나아가 온라인 교육들 까지도 모조리 긁어서 관련도가 있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추가를 해보시면 좋겠다는 조언드립니다.
이번 글은 좀 길었는데요, 모쪼록 위에 알려드린 포인트들을 잘 기억하셔서 경력기술서를 작성할 때 적용을 해보시기를, 아니면 내가 기존에 작성했던 경력기술서를 꺼내놓고 하나하나 다시 살펴볼 때의 체크리스트처럼 한번 검토를 해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출간도서 <베이직이직>을 통해 더 정돈된 풍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