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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질 Nov 05. 2023

오미자와 자두

따뜻한 차의 계절인 늦가을, 박서보 작가를 만나다

자두차를 시켰다. 카페 사장님이 "곧 차 종류가 더 들어올 거예요"라는 인사말로 주문을 받으셨다. 자두차가 정신을 이완하는데 도움을 주면 좋겠네. 7-8월이 제철이라 하니 이미 시즌이 하나 지났지만, 그래도 맛은 좋다. 따뜻하고 달달하다. 피로 쇠복과 빈혈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하니 꼭 필요한 효능만 있다.


이번주까지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어제 밤사이에 갑작스럽게 천둥이 치고 세찬 비가 쏟아졌지만. 실내에서 창문을 꼭 닫고 전기장판에 몸을 누이고 있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쏟아지는 소리만 들었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기온이 훅 떨어질 것이라던데 입을만한 외투가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생리 기간이 돌아온 것인지 몸이 무겁고 신경이 예민한 것이 느껴진다. 어제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졌으니 그것도 한몫을 하는 것 같지만, 내일은 출근해야 하는 월요일이니.. 아무쪼록 무탈하게 일주일 또 버틸 수 있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겠다.


어제는 인턴 때 알고 지내던 선배님을 만나 성수역에서 열리는 디파인 서울 (Define : Seoul) 디자인&아트 페어에 다녀왔다. 큰 공간에서 많은 작품들을 봤는데 그중에서도 박서보 화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이기도 하고, 단색화의 대가이기도 한 박서보.


홍시색, 단풍색, 유채색. 박서보 화가는 자연에서 색감을 가져와 그림을 그렸고,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본 그림은 유달리 따뜻한 느낌을 준다. 특히 배경색 위에 겹겹이 선을 얹어 만든 그림이라, 굵게 올려진 선들이 내는 빛의 그림자가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선이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다른 그림처럼 느끼게 만든다.


세상엔 아름다운 것, 고운 것, 알게 되어서 즐거운 것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 놓으면 그것들이 그것들대로 기둥을 만들고 지붕을 덮어서 남몰래 쉴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부지런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전시 등을 구경할 여유를 갖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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