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빨래 지옥
눅눅한 날씨가 계속되고, 비가 올듯 말듯한 하늘만 봐도 마음이 답답하다.
쌓여가는 빨래를 바로 할 수 없어서 스트레스다.
쉬는 날에는 밀린 빨래를 이케아 가방에 가득 들고, 빨래방에 간다.
엘베 없는 건물에 살고 있어서 계단으로 4층까지 낑낑대면서 내려간다.
이 놈의 빨래. 지겨워. 왜 매일 매일 쌓이는 걸까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고, 오백원 짜리 동전 10개를 넣고 35분쯤 기다린다.
기다리는 시간에는 근처 까페에 간다.
밀린 일이나 잡다한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빨래를 걷을 시간이다.
빙글빙글 세탁기속에서 돌아가던 빨래를 걷고, 다시 건조기 안으로 수건, 이불 등을 집어넣는다.
장마철이니깐 평소보다 동전을 넉넉하게 넣는다.
뽀송하게 마르길 기대하면서 다시 2분 거리 까페로 향한다.
또 다시 40분쯤 기다려 건조된 빨래를 꺼내고, 고이고이 접어 집으로 간다.
아 빨래 하는 거 너무 귀찮다..
햇빛이 좋으면 야외 테라스에 널면 빨래가 잘 마르지만, 요즘은 매일 비가 오는 탓에 빨래할 타이밍 찾기가 쉽지 않다.
좁은 원룸에 빨래를 널고,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도 틀고, 보일러를 틀어도 눅눅하게 마른 빨래에 기분까지 우울해진다.
반차 내고 집에 일찍 가던 날 오랫만에 햇빛이 좋아서 아! 빨래를 해볼까 하고 집으로 우다다 간 적도 있다.
날이 좋으면 하고 싶은 게 빨래라니.
이놈의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