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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Sep 16. 2022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소상공인의 기쁨과 슬픔 

우당탕탕 텀블벅 배송이 끝났다.

회사를 주5일 8시간씩 다니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다.


다들 어떻게 직장 다니면서 자기 계발하고 취미도 가지고 자기만의 브랜드도 만들고 투잡도 하는 걸까?

나는 집에 와서 저녁만 먹고 설거지만 해도 방전 돼서 바로 누워버린다.


내년을, 당장 다음 달도 짐작할 수 없는 계약직 인생으로, 또 돈 안되는 소상공인으로 그저 하루하루 오늘의 일을 쳐내며 살고 있다. 텀블벅 후원금으로 받은 돈은 티셔츠 제작 비용으로 다 쓰고, 추가로 판매할 제품도 스마트 스토어에 업로드했다. 


아침에 눈 떠서 지각 안하고 출근해서 회사 일만 해도 준비한 체력이 떨어지는데 틈틈이 티셔츠 만들어서 패킹하고, 옵션별로 분류하는 것도 힘들었다. 


처음 티셔츠를 만들 때 공장에 맡기면 짜잔하고 티셔츠가 만들어지고, 접혀서 포장지에 담겨서 오는 줄 알았다.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니 티셔츠를 만드는 것도, 완성된 제품을 다림질하는 것도, 접는 것도, 포장하는 것도 다 돈이었고 노동이었다.


텀블벅 배송이 끝나고는 스마트스토어에도 제품을 올리고 택배도 직접 보내고 있다. 부지런하지 못한 내가 우당탕탕이지만 소소한 투잡을 할 수 있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 생각해보면 재미와 내 것이라는 뿌듯함 때문이다. 다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계약 만료 전 불안함에 잡코리아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을 것 같다. 


주문 들어오면 신기하기도 하고, 발송 후 구매확정을 거쳐 직접 통장에 돈이 들어올 때 신나니깐.

당장 돈이 되거나 수익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고 있다.


멋진 커리어를 가지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척척 잘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지만, 이제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완벽하지 못해도 조금씩 천천히라도 해가면 돼지 뭐. 하는 마음으로.


상세페이지도 잘 만들어야 하고, 배송도 빨리 확인하고 해줘야하고, 리뷰 관리도 해야하고, sns 홍보도 하고, 해야할 일들이 많다.착실히 떼가는 세금에 대해서도 공부 해야하고, 정산도 해야한다.


아직도 소득세와 부가세가 뭔지 헷갈리고 홈텍스에서는 길을 잃고는 하지만, 하면서 배운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120개의 티셔츠가 남았다. 당분간의 티셔츠 판매 정산금은 부가세를 위해 모아두기로 했다. 부가세를 내고 남은 돈을 팀원하고 나누기로 했는데 얼마가 남을 수 있을까? 계산기를 두들겨보다가 열심히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말의 내가 어떻게 살고 있을지, 내년에 나는 뭐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루하루 할 수 있는 걸 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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