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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Nov 25. 2022

22년이 끝나가네

선택의 기로에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22년 12월 31일까지 1년간의 계약이 끝나간다.


무엇 하나 정해진 것 없이 고민이 늘었다.

계약 종료와 연장 사이에서 갈팡질팡.  계약 연장이 될지도 모를 가능성을 위해 간단한 이력을 제출했다.


서류에 들어갈 나의 증명 가능한 관련 이력은 작고 보잘것 없이 느껴졌다.

오래되거나 너무 짧거나 관련이 없어보이거나 경력증명서를 받기 어려운 것을 빼기도 하고,

무엇을 넣을지 말지 한숨이 나왔다.


이력서를 쓸 때나 경력기술서를 쓸 때 늘 작아지는 기분이 든다.

많고 많은 나의 공백과 차곡 차곡 쌓은 경력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들.

자격증이라도 좀 따놓을껄 후회하면서 할 수 있는 건 모아서 제출했다.


표류하는 인생 속에서 쌓이지 않고, 계속 중고 신입으로 떠도는 느낌

언제까지 직장에서 일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나와서 내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게 사이드 프로젝트도 해보고, 사업자도 내보았다. 사업만으로 순이익을 내기가 참 힘들구나, 깨닫기도 하고 회사를 다니면서 투 잡처럼 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쉽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까?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하게 된다.

한 해는 더 연장해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후에 나는 뭐가 되어있을까. 그리고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하나.. 여기서 나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성장하고 싶은 걸까?

고민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타로를 보러 갔다. 


사실 그냥 답답한 마음을 누구한테든 털어놓고 싶었다.

계약을 종료하는 것과 연장하는 것/ 회사에 남는 것과 내 일을 하는 것 두 가지를 생각하며 카드를 뽑았다. 


계속 다니는 것이 좋을까요? 제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결과는 반반으로 나왔다. 현재 직장에 만족하고 있으며 있으면 안정적이지만 돈은 그럭저럭.. 빚을 지는 건 아니지만 빠듯하게 살 것 같다.


내 일을 하면 돈은 조금은 더 벌겠지만 매우 바쁘게 살 것 같다. 어느 하나 확 추천해줄 만하게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단 돈 만원에 카드 6개 뽑기로 운을 결정지을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재미로라도 뭐라도 듣고 싶어서 간 것인데 결국은 스스로 마음을 들여다봐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아 정말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하니 1시간 동안 멍을 때려보거나 한 번 생각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카드 한 장을 더 뽑았는데, 일단은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더 좋다고 나왔다.


사업을 하면 망하진 않은데 막 지금 운이 있진 않다면서


결국은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하는 것을 알지만,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져아하는 내 미래지만 

그냥 가끔은 회피하고 싶을 때도 있다.


불안한 마음에 이 것 저 것 교육을 듣겠다고 스케줄을 잡기도 하고, 뭔가를 배워보려고도 했다.

그러다 스케줄이 꼬이기도 하고 심적 압박도 들어서 하나씩 정리했다.


덜 중요한 것을 지우고 났을 때는 나에게 뭐가 남을까 

지금 나에게 진짜 필요하고 내가 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흰 종이위에 경력을 적는 일은 사실 늘 두렵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직면해야 앞으로 나갈 때가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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