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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an 13. 2023

비슷한 모습을 보고 싫어하기

엄마와 싸운 이야기

트로트 스타 문자 투표를 해달라고 전화가 왔다

엄마는 할 줄 모르니깐 니가 맨날 하라고


또 어느 날은 00은행을 가려고 하는데 지도 좀 검색해서 버스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서류 작업 때문에 민증이나 계약서 등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낼 일이 있을 때도 엄마는 사진 찍어서 보낼 줄을 몰라서 근처 사람들한테 보내느라 어려워했다


답답했다. 그래서 작년부터 평생학습관에서 하는 스마트폰 활용 교실 (어르신 대상)을 수강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멀다. 돈이 드는 건 싫다고 해서 취소한 적이 있다.


그러다 어떤 날은 요즘 보고있는 리얼리티 연애 프로그램이 재밌다며 글을 찾아보다가 디씨 갤러리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가끔 집 갈 때마다 카톡 보내기 문자 보내기 사진 찍어 보내기 등도 알려주었지만 늘 까먹는다고 했다


답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스마트폰 교실을 끊어주었고, 가기 귀찮다고 해서 2시간 거리 집까지 가서 직접 데려다 주기로 했다.


그런데 아침밥을 먹다가 겨울 말고 봄에 가고 싶다고 하는 엄마를 설득하다가 그만 폭발했다.  멀다고 해서 당일 취소하고 다른 가까운 복지관 수업도 물어봤는데 그 건 또 이미 시작한 강의라 싫다고 했다


나는 왜 자꾸 핑계만 대냐고 답답해 하면서 그냥 가지 말라고 싸우고 와버렸다


나는 좀 더 천천히 설득하지 못했을까 후회하면서도 엄마한테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더 화가 났던 거 같다


못 해.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다음에 하면서 불편해 하고 답답해 하면서 미루는 모습이 나같아서 더 참을 수 없었는지도


집으로 돌아올 때 엄마가 미안하다며 봄에는 꼭 본인이 전화해서 알아보고 다시 스마트폰 교실에 가서 배우겠다고 했다.


아 그냥 뭐랄까 힘든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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