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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un 30. 2023

다리 다치고 느낀 것들

평소엔 잘 모르다가 아파봐야 느끼는 것들이 있다. 건강의 소중함 몸에 대한 생각들.


손 발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굉장히 편한 삶이었다는 걸 다치기 전까지는 몰랐다.


왼 쪽 새끼 손가락이 다쳤을 때는 설거지, 머리 감기, 양치 세상 모든 일들이 다 불편했다. 왼 손, 거기다 맨 마지막에 작게 위치한 새끼 손가락 인대가 조금 부어도 불편했다.


어이없게 오른쪽 발가락을 다쳐 다시 반깁스를 하고 나니 일상 자잘한 것들이 다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졌다.일단 엘리베이터가 없는 우리 집 4층 계단을 오고 가는 것이 큰 일이다.


평지를 걷는 건 그나마 괜찮지만 계단을 더듬더듬 올라가거나 내려갈 때는 건강했던 내 다리에 소중함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출발 직전에 버스나, 신호가 바뀐 횡단보도 앞에서 뛸 수도 없다. 무조건 여유 있게 기다려야 한다.

횡단보도는 신호 바뀌는 시점에 맞게 기다려 출발 해야하고, 버스도 마찬가지다.


비라도 오면 더 미끄러워서 조심해야 한다. 선물 받은 기프티콘을 쓰러 스타벅스에 갔을 때도 새삼 계단에 불편함을 느꼈다. 커피와 빵이 담긴 쟁반을 들고 반깁스하고 계단을 올라가려니 계단 한 칸 한 칸이 엄청 크게 느껴졌다. 커피를 쏟지 않고 쟁반에 균형을 맞추며 올라가기가 얼마나 힘들던지


따릉이를 타볼까? 하고 생각했던 길을 자전거로는 못 가게 된다는 것. 장소를 이동할 때 엘리베이터 유무부터 살피는 것 등이 달라졌다.


아픈 것은 힘들고 답답한 일이지만 가끔씩 나를 돌아보는 시간으로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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