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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Jul 07. 2023

무엇이 나를 산만하게 하는가?

브런치 글을 써야지. 

하고 무슨 글을 쓸까? 하고 핸드폰을 보다가 카톡 알람을 확인한다.

카톡 위 상단에 뜨는 광고를 보고 혹해서 클릭해보기도하고,  글 쓰면서 들을 음악을 틀려고 유튜브를 켰다가 다른 영상을 보기도 한다.


무엇이든 하나를 진득하게 오래 하기가 힘들다. 시작하려고 하다가 자꾸 보이는 팝업들에 정신을 팔려 다른 것만 하다가 하루가 끝나기도 한다.


잡다한 인증방과 챌린지, 기록들, 앱테크, 약속과 일정과 목표와 욕심이 엉켜서 무엇부터 해야 할까 길을 잃은 날들. 


"개인적으로 산만으로 가득찬 삶은 훼손된 삶이라는 것이다. 집중하지 못하면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룰 수 없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요즘 읽고 있는 도둑맞은 집중력 책에서 밑줄 그은 부분들이다. 이 책에는 방해 받지 않고 일하는 시간이 단 한 시간도 안 되는 상황이 몇 달에서 몇 년간 이어지면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망가지고 자신의 삶에서 길을 잃게 된다고 나와있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이 것도, 저 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세상에 재밌는 일도 중요한 일도, 하면 나만 뒤쳐지는 일도 너무 많은 것 같아서 피드 속에서 도리 도리 뱅뱅 나를 잊어간다.


안 쓰는 앱도, 찍어 놓고 보지 않는 사진들도, 과하게 많은 단톡방도 정리하고 있다. 보는 즉시 반응하고 의식에 흐름대로 행동하는 ADHD의 특성상 늘어놓는 자극을 줄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니깐. 


다리를 다치고, 집에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나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알고리즘의 바다에서 헤엄치다가도 나를 붙잡아주는 건 햇빛 쨍쨍한 날 빨래 널어두는 즐거움. 


꿉꿉하지 않고 바삭하게 마를 수건을 접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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