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일 Aug 25. 2023

다리 다친 후의 일상

운동을 못 하니 너무 아쉽다.

미세 골절로 깁스를 3주 정도 하다 깁스를 푼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걷는 게 어색하다.

도수 치료를 받고 있는데, 운동을 언제부터 해도 되는지 물어보니 3~4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풋살도 못 가고 운동도 못 하니 우울해졌다. 걷는 것도 불편해서 오래 못 걸으니 삶의 질 수직 하락.

풋살 구경이라도 가볼까? 하다가 더운 날씨를 핑계 삼아 집에 있었다. 풋살 카톡방에 올라오는 경기 사진들을 보며 부러워하다가, 어느 날은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


자전거도 한참 도전해보고 있었는데, 다리 다친 후로는 못 탔다. 처음 자전거 배우기에 성공했던 체육센터 트랙으로 갔다. 페달 위에 발을 얹으면 자전거는 굴러간다. 처음에는 비틀 비틀 불안정하지만 이내 리듬을 되찾고 한 바퀴를 돌았고, 한 바퀴가 두 바퀴가 되고 세 바퀴가 될 때 즈음 용기를 내서 조심조심 한강으로도 나갔다.


다른 사람들은 매주 열심히 풋살을 하고, 실력이 늘고 골도 넣는데 나는 겨우 조금 찾은 감도 다 떨어지게 생겼다. 가뜩이나 운동 신경도 없어서 남들 하는 것에 두 배는 따라갈까 말까 인데, 나만 빼고 실력이 느는 사람들을 보면서 서러운 마음도 들었다. 곧 풋살하기 좋은 계절도 돌아오는데.


그치만 다친 것은 나의 탓이니 누굴 탓하겠어. 하면서도 괜히 억울하고. 못난 나를 자책 한다.


풋살팀을 운영하는 것도 꽤나 많은 품이 들어서 팀원들이 돌아가면서 운영을 맡고 있는데, 나는 지난번에 이어서 유니폼 제작을 맡았다. 다쳐서 풋살도 못하면서 왜 일은 또 만들었을까 후회도 잠시 했다. 하지만 FC를 운영하려면 풋살장 예약하는 것부터 회비 관리, 대회 신청, 친선전 등등 모든 것이 누군가에 품을 들여서 돌아가고 있는 걸 알기에 할 수 있는 작은 것이라도 보탬이 되기로 했다.


풋살도 못하면서 풋살 유니폼만 보고 있자니 괴로운 느낌.

멋진 사람이 되기 전에 건강한 사람부터 되자.





작가의 이전글 꿩 대신 닭, 아니 꿀 대신 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