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평일 Sep 01. 2023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노력이 필요해

잘 지내다가도 쪼잔해지는 마음

관계든 모임이든 무엇이든 유지하는데 노력이 든다.


제주도 여행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약간의 품과 노력을 들여 두번째 만남을 만들었다.

먼저 연락하는 것. 시간을 묻는 것, 장소를 정하고 약속을 잡는 것들 별 것 아니지만 자잘한 에너지가 든다.

물론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 만나고 싶어서 보고 싶어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궁금해서...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들도 있다. 늘 마음만 먹은 블로그 쓰기라던가, 구상만 한 책 쓰기 라던가 하는 것들.

수요일마다 작업실에서 만나서 알게된 A는 나와 성향이 비슷했다. 글쓰기, 블로그, 외주, 스토어 판매 등등 회사 밖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돈벌이에 관심이 많았고, 혼자 하는 것보다는 같이 할 메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블로그 같이 쓰기 모임을 구상했다.


여성 취업 프로그램에서 만나서 몇 년째 연락하는 B 역시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처음 친해지게 된 계기도, 글쓰기, 독서, 독립출판, 사이드 프로젝트 등에 관심이 많아서 였다. 나는 그 때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독서모임을 만들었고, 몇 번에 모임과 그 뒤에도 몇 번의 연락을 통해 친해지게 되었다.


어제 여성영화제에서 오랫만에 만난 B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블로그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나와 성향이 비슷한 A와 그 모임에 관심을 보이며 소개 시켜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둘 사이에 이런 저런 카톡을 나누며 모임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9월은 임시 운영으로 한 번 같이 해볼래? 라고 이야기를 전했지만 B는 자기는 좀 더 느슨한 모임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 모임은 맞지 않는다며 안 한다고 했다.


뭐 그럴 수도 있는데 그냥 갑자기 서운해졌다. 그간 우리 만남이 누가 늘 먼저 연락했더라? 생각을 해보게 됬다. 거의 대부분 내가 먼저 보자고 해서 시간을 조율해서 만났던 것 같다. 사실 누가 먼저 연락을 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5번 중 5번을 내가 먼저 보자고 했던 걸 문득 자각한 순간 왠지 지쳐버렸다.


내가 좋아서. 필요해서. 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뭔가 만나자고,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고, 작은 거절이라도 모이면 힘이 든다.


우정이든 관계든 모임이든 무엇이든 있다가도 없어지고, 주기를 거쳐 흥하기도 소멸하기도 하지만, 확실한 건 뭐든 에너지가 들고 그냥 되는 건 없다.

작가의 이전글 다리 다친 후의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