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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ug 17. 2023

꿩 대신 닭, 아니 꿀 대신 귤

기웃기웃 대는 인생 


오늘도 편의점에 갈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과자 코너와 맥주 코너를 살펴봤다. 

먹태깡과 아사히 드라이가 있나 하고. 30번의 기웃거림이 지쳐갔다. 

아닐 줄 알면서도 왜 희망을 버리지 못하나 

괜히 서럽다. 편의점에서 우연히 잇템을 마주치는 행운조차 없다니


그러다 꿩 대신 닭. 나는 비건지향하니깐 꿀 대신 귤로 처음보는 맥주와 먹태깡과 맛이 비슷하다는 오잉을 샀다. 맥주 이름은 '선셋에일' 노을지는 바다에서 서핑하는 그림이 그려져있다. 


저걸 마신다고 내가 노을지는 바닷가에서 서핑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아닐텐데 혹해서 샀다. 

편의점 냉장고는 어렸을 때 장난감가게 쇼윈도처럼 환상을 파는 곳인가 잠시 그런 기분도 들었다.


물건을 내려놓고 알바생을 기다리는데 라디오에서 만화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보고 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보고싶고 듣고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 해봐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봐 해봐 어서 해봐"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깐.

영심이 주제곡이 이리 슬펐었나..


어른이어도 해보고 해봐야지. 생각하면서 집에 와서 노트북을 펼쳤다. 


다행히 맥주랑 과자 맛있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내가 가진 구슬이 하찮을지라도, 서말을 꿰메고 보면 뭐라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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