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니깐 기분 좋구나.
요즘 어쩐지 우울해서 혼자만에 시간이 필요한걸까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주말 강릉에 다녀왔다.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월요일에 월차를 내고 일-월 이렇게 여행을 계획하면서 경포호수 달리기, 경포호수에서 자전거 타기, 노을 보기, 일출보기, 바다에서 멍때리고 앉아있기 등을 생각했다.
경포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에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체크인을 한 다음 가볍게 경포호수를 걸었다. 자전거를 대여해서 한 바퀴 돌았는데 바람이 기분 좋았다. 자전거를 늦게 배운 탓에 한강만 조금씩 타봤는데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탄 것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좋은 세계가 있었는데 왜 이 재미를 이제야 알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인생의 버킷리스트 하나 이뤘다라는 뿌듯함도 들었다.
다음날 아침에는 다행이 날이 좋아서 일출도 볼 수 있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떠오르는 해를 보고 있자니 벅찬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부지런하게 잘 움직였네! 하면서 스스로 칭찬도 해줬다. 언제부터인가 너무 많은 일과 약속을 벌려놓고는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해 자책을 하며 지냈다. 끊어놓고 안 간 운동이라던가, 러닝 프로그램 같은 것들. 일정 사이에 휴식 시간도 포함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늘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일출을 보는 동안에는 스스로 나에게 조금 더 다정해야지. 라고 다짐을 했다. 일출을 보고 다시 숙소로 가서 모자란 잠을 청했다. 그리고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경포호수 러닝을 하기 위해 나섰다.
강릉은 가까운 탓에 자주왔는데 이제 왠만한 관광지는 가봐서 느낌이 없었는데 달리기를 해볼 생각을 하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최대한 가볍게 나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시원한 바람. 달릴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여행왔지만 현지인 같기도 하고, 달리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어서 좋았다.
경포가시연습지에 그림같은 풍경도 너무 좋았다.
러닝화와 가벼운 복장만 있으면 어디든 달릴 수 있다니! 너무 좋잖아. 겨울이 오기 전까지 봄-가을 열심히 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