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나면 달리려고 노력한다.
한강에서, 출근할 때, 주말 아침, 퇴근 후에 어디서든 달릴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다.
달리러 나가러 마음먹기까지가 제일 어렵다. 옷을 다 챙겨입고 러닝벨트 차고, 모자쓰고 물까지 챙기고도 가기 싫어서 그냥 주저 앉아서 다시 잔 적도 있다.
최근에는 혼자 달리기 힘들어서 같이 달릴 수 있는 모임이나 이벤트를 최대한 찾아다니고 있다.
나이키 런클럽 홍대에서 목요일에 러닝세션이 있길래 참석했다. 나이키 홍대 5층에 있는 루프트탑에 모여서 달리기 전 스트레칭 및 간단한 근력운동을 하고, 5-6km를 뛰는 세션이었다. 역시 기업에서 하는 행사라 나이키 러닝화도 신고 뛰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 많은 홍대는 기빨려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달리기를 위해서 인파를 뚫고 갔다.
탁 트인 5층 루프트탑에 들어서자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다들 러닝복을 챙겨입고 모여있었고, 시간이 되자 밴드와 케틀벨을 이용한 스트레칭을 하고 달렸다. 매장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출발했는데, 사람 가득한 홍대 한복판에서 그렇게 사진찍고 도심을 가로질러 시티런하는 기분이 묘했다. 사람들과 횡단보도때문에 중간중간 멈춰서 숨을 쉴 수 있었다. 홍대에서 합정까지. 합정에서 한강다리를 가로질러 선유도공원까지갔다. 가끔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 오던 선유도공원을 오롯이 내 두 다리로 뛰어서 이 밤에 오다니. 뿌듯했다.
밤 8시 반 9시쯤 된 선유도공원은 한적했고, 개구리소리만 들렸다. 잠시 쉬면서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홍대까지 달려서 왔다. 혼자라면 멈추고 싶었을 순간에 같이 달리니깐 끝까지 달릴 수 있다. 중간중간 해주는 응원에 맞춰서 달리다보니 어느새 다시 처음 모였던 나이키 홍대점에 모였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헤어졌다.
전문 코치가 앞 뒤로 보강운동을 알려주니 편한 느낌이었고, 직원들이 경광봉을 들고 진행을 도와줘서 달리기에만 집중하기 좋았다.
같이 동네에서 뛸만한 건 없을까 기웃대다가 당근 러닝모임에도 들었다. 한강근처에서 모여서 같이 페이스에 맞춰서 뛰는 모임이었는데 매주 수요일 8시 30분으로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눕고 나면 다시 나가는 것이 너무 도전인데 과연갈 수 있을까? 눈팅만 하다가 큰 맘 먹고 집을 나서서 뛰러 나갔다. 심지어 오후에 한 타임 근력운동도 하고 갔는데 시간을 착각해서 7시 30분에 도착했다. 다시 집에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한시간을 기다려서 모여서 뛰었다. 페이스별로 나눠서 뛰었는데 느린페이스로 뛰었지만 5.5키로 정도 뛰는데 힘들지 않았다. 역시 하면서 조금씩 느는구나 싶고, 다 뛰고 인사 나누고 집에 가는 길이 상쾌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몸이 여기저기 다 아팠다. 운동하면 스트레칭도 해줘야하고, 근육도 풀어줘야하고, 내 몸하나 보살피기가 쉽지가 않다. 최근에는 목에 담이 와서 생각해보니 아침 요가를 끊어두고 한 번도 안 갔던게 생각났다. 마지막 한 번이라도 가자 해서 가서 요가를 하고 나니 몸이 시원했다.
내 딴에는 열심히 운동한다고 눈에 띄게 근력이 늘거나 체력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살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최소 현상유지라도 한다는 마음으로 시간내서 달리기를 하는 중이다. 그리고 확실히 예전이면 못 갔을 거리,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나를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