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꾸준하게 하는 것 몇 가지

by 평일

나는 금방 흥미를 가지고 쉽게 질리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꾸준하게 하는 것 몇 가지들


1. 매주 사 모으는 연금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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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연금복권을 산다.

때를 놓쳐서, 현금이 없어서, 복권방이나 복권 파는 편의점을 못 가서 못 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매 주 사려고 노력한다. 한 주를 기다리는 작은 힘이자 습관이다.


상상 속에서는 마당 있는 집에서 리트리버를 키우기도 하고, 비오는 밤 우리 집으로 들어온 턱시도 아깽이를 하는 수 없이 입양하기도 한다.

우리 집 대출금을 일시불로 갚는 상상도 하고, 이대로 순천이나 남해에 가서 지내는 꿈도 꾼다.


물론 그 꿈을 비누방울처럼 부풀었다가 목요일 밤이면 깨지지만 그래도 뭐 어때 천원이 줄 수 있는 행복 중에 최고다. 언젠가 연금복권 당첨될 때까지 매주 글을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 시리즈도 만들었다.


2. 죽이면서도 키우는 식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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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 없이 바빠서 물 하나 주기도 귀찮은 날도 많지만, 그래도 작년부터 꾸준히 식물을 키우고 있다.

바질 페스토를 하겠다는 다짐으로 이리 저리 심은 바질들이 추위에 습격에 다 죽어버렸지만. 그래도 옆에 샐러리들도 아직 살아 있으니. 어쨌든 식물을 키우고 있다.

좁은 집이라 겨울에 테라스에 식물을 못 키우게 되면 작은 방 선반 위에 식물 놓는 게 버겁긴 하지만 다른 것들을 버리고 비우고서라도 키우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가습기, 미니 히터 등도 다 당근에 팔았다. 우리집 선반은 식물을 위해 존재한다.)


3. 철 따라 가는 나만의 서울 여행 코스

가끔은 이런 한가한.jpg

봄에는 당인리발전소에 벚꽃을 보러 가고, 여름에는 망원유수지에 가서 밤공기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고,

가을에는 억새를 보러 하늘 공원에 간다.

오늘도 급발진으로 271번 버스를 타고 집 앞에 내릴까 하늘공원에 갈까 하다가 노트북이 든 가방을 든 채로 하늘공원에 갔다.


29살부터 계절이 가는 게 억울해지기 시작했다. 꽃이 지기 전에 못 보는 게 분해서 계절마다 가까운 곳이라도 가서 꽃도 보고 단풍도 보고 여름의 낭만도 즐기고 있다. 원래 코로나 이전에는 페스티벌 따라 난지나 서울숲 잠실에 가서 돈이 있으면 티켓을 끊고 없으면 근처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음악을 들으며 계절을 보냈는데 요새는 못해서 아쉽다.


4. 마감에 밀려 쓰는 글쓰기

금요일 밤 10시가 마감인 글쓰기 단톡 모임에 들었다.

각자 글쓰기 목표를 정하고 못 쓰면 벌금을 내는 규칙이 있다.

마음 속으로는 여유롭게 월에는 뭘 쓰고 수에는 뭘 쓰자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늘 금요일 밤에 벼락치기로 글을 쓰거나 벌금을 내고 있다. 그래도 벌금을 안 낸 날에는 어찌저찌 뭐라도 쓰고 있다.


원래 쓰려던 글도 하려던 이야기도 많았는데, 하루하루 다른 일들에 밀려서 다 미루고 있다.

마감을 끝내고 나면 진짜 쓰려고 했던 글들 써야지. 글 빚을 갚고, 마음이 짐도 덜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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