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비건지향으로 먹고 살기

고기를 되도록 안 먹은지 2년

고기 안 먹으면 제일 힘든게 외식 할 때다.

회사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하고  밖에서 식사를 할 때 늘 메뉴를 고심한다.

무수한 고기집, 고기를 베이스로 한 음식들 사이에서 비건 지향 음식점을 찾아야하니깐

비빔밥, 콩나물국밥, 시래기국밥, 순두부찌개, 샐러드.. 많은 비건 지향 음식이 있지만

근처에 위치한 맛있고 적당한 곳을 찾기가 힘들다.

한식뷔페는 오히려 좋다. 

직장가 근처에 있는 한식뷔페. 보통 식권을 내고 직접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먹는 이 곳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좋아한다.

채소반찬이 언제나 있는 한식뷔페는 비건지향인에게 훌륭한 나물반찬 공급원이다.

나물이란 내가 해먹긴 귀찮고, 사먹긴 왠지 비싸서 망설이게 되지만, 남이 해준 나물은 언제나 맛있게 먹는다.

국은 휘뚜루 마뚜루 반찬은 외주 맡겨 완성된 집밥

봄에는 냉이나 시금치, 봄동을 넣고 된장찌개를 끓인다. 간하기 귀찮으니깐 바로 넣어서 만들수 있는 찌개용 된장을 사고, 두부랑 봄나물이나 채소, 고추 파 정도만 추가해서 대충 끓으면 먹을만 하다.

점심을 분명 먹었는데도 정말 너무 너무 배고플 때가 있다.  남들은 저녁으로 바나나 하나 두유 하나 이렇게 가볍게도 먹던데 나는 점심을 먹어도 저녁도 제대로 챙겨 먹고 싶다.

왠지 기운이 없어서 비타민도 챙겨 먹고 약국에서 원탕도 마셔도 기력이 없는 날은 귀찮아도 집밥을 해먹는다.

따뜻한 된장국과 햇반 말고 직접 한 밥(비록 냉동했다가 다시 해동했지만)을 먹으면 배고픔이 채워지는 기분이다. 오늘은 마르쉐에서 약간 큰 맘 먹고 산 천혜향도 후식으로 먹었다.

아 한 끼 두 끼 세 끼 챙겨 먹기 쉽지 않구나.

완벽하지는 않지만 오늘도 대충 휘뚜루 마뚜루 (되도록) 고기 없이 비건 지향으로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