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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Mar 25. 2022

눈 뜰때부터 잠들 때까지 함께 해

나는 스마트폰과 분리불안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한다.

날씨를 확인하고, 밤새 온 메시지는 없는지 본다.


요즘은 잠들 때까지 유튜브를 틀어 놓고 잔다.

팟캐스트나 유튜브는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 보따리 같다.

지식한입이나 교양만두처럼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역사 교양부터 한 편 보기 시작하면 어느새 정주행 하게 만드는 옛 드라마 요약본, 미스터리 채널 등등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도,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고, TV를 보는 듯한 재미도 즐길 수 있다.

어떤 날은 옛 드라마, 옛 가요를 찾아보다가 밤새 시간 여행을 하다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아무리 피곤한 밤이라도 그냥 잠들기는 아쉽다. 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장가 삼아 한 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면서 유튜브를 계속 틀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수면 상태가 엉망이다.

새벽까지 유튜브를 켜놓고 늦게 잠들기도 하고, 자동으로 재생되는 팟캐스트를 듣다 새벽에 깨기도 하고,

유튜브의 내용이 꿈에 나오기도 한다.


어디까지가 수면이고 어디까지가 깨어있는 상태인지 구분도 모호할 때 즈음 날이 밝아온다.


나는 또 '상쾌한 아침을 깨우기 위한 모닝 루틴' 등을 검색하고, 연달아 '편안한 밤을 위한 나이트 루틴'도 검색해서 시청한다.


잘 때 핸드폰은 무조건 멀리 두고 잘 것. 전자파 때문에 잠을 깊게 못 이루기도 하고, 새벽까지 폰을 하다 늦게 자면 수면 패턴이 엉망이 된다는 이이기.. 알지만 


오늘만 하루만 더 오늘 밤만 하면서 핸드폰과 함께 잠이 든다.


아무 것도 없는 고요의 상태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한 지 오래 되었다.

어쩌면 나는 그냥 나 자신과 마주하기 겁나는 걸까.

잠들 때까지 틀어 놓는 딴 소리가 마음 편한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 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떠오르는 나의 고민이나 생각을 마주하기 두려운 것일까.


정말 오늘은 폰을 멀리하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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