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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Apr 01. 2022

햇빛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

최근 기력이 없었다. 

집 밖에 나가기 너무 힘들고, 세상이 나한테 온통 시비 거는 느낌이었다. 


정신과 상담 때 이 이야기를 했다. 

겨울이라 우울한 것일 수도 있고,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요즘 무기력하다고.


의사 선생님은 몇 번의 상담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오자 콘서타 용량을 조금 줄이고 경미한 우울증 약을 처방해주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약을 물과 함께 챙겨 먹고 밖으로 나섰다.


흐린 날이 계속되면 기분도 흐리 멍텅해졌다. 

밤새 유튜브를 틀어놓고 잠이 들었다. 


가끔은 뜻 모를 우울함이 찾아오기도 했다.


우울증 약과 콘서타를 같이 먹으면 안 먹은 날보다는 기분이 나아졌지만, 그리고 집중을 하게 되었지만 근본적인 우울함이 해소되지는 않았다.


얼마 전 주말에 날씨가 좋아서 한강에 나갔다.

햇빛을 받으면서 한강 산책을 하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햇빛에 영향을 받는 사람. 겨울이 되면 우울하고, 흐린 날이면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봄에는 봄을 탄다.


이번주 월요일에는 오랫만에 정신건강센터 상담을 갔다.

"날이 흐리면 더 우울한 것 같아요. 봄이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원래 봄이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시기에요. 겨울에 있던 긴장이 풀리기도 해서."


그리고 우울증 약보다 햇빛이 더 효과가 좋을 거라는 이야기도 함께 해주었다.


점심시간이면 일부러 10분이라도 걸어보려고 한다. 

방심한 사이에 우울감이 쳐들어 올까봐 햇빛으로 깨끗하게 마음을 말려본다. 

걸어서 회사 근처 독립 서점에 가서 책을 보기도 하고, 길에 있는 고양이를 찾아보기도 한다.


약도 먹고 물도 마시고 햇빛도 쬐어 주고 걷기도 하고 가끔 꽃도 사주면서 

나를 하루하루 달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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