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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벗 Dec 13. 2021

두 번째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 늘 어려운 것 같아..


우리는 살아가면서 늘 헤어짐을 준비해야 해..

하지만 늘 그렇듯 헤어짐은 슬프면서

아쉽고 마음 아픈 일이기도 하지..


외할머니께서 곧, 우리 곁을 떠나실 거라는 건

알고 있었고, 늘 마음의 준비를 했었지.


하지만 막상 준비했던 그 순간이 다가왔을 때..

사랑하는 외할머니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슬픔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슬픔이었어..

죽음이라는 건 누구에게도 익숙지 못한 상황이니까..


마음의 준비는 그저 그냥 그대로

마음의 준비였을 뿐이었고,

전혀 그 상황에 도움이 되지 못했어..


항상 준비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맞이하게 되는 이런 원망스러운 상황에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


하지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을 지속 평가하면서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게 중요하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전 과정을 함께하면서 아무런 표정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너를 보고 혹여 마음의 상처가 깊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지만

성장해가는 과정이고 언젠가는

누구나 다 겪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 이겨내길 바랄 수밖에 없었어..

<널 안아주면 가슴이 가득 차 오름을 느낀단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들을 안아주며

아빠가 물어보았지..

"많이 슬프고, 힘들지?"

당연한 사실을 또, 무엇을 확인하고자

물어보고 있는 건지..   


"아빠! 외할머니는 돌아가셔서 세상에 안 계신데,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가고 있어요."

"누군가 세상을 떠나도,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흘러가요. 그게 너무 슬픈 일인 거 같아요."


사실이기는 하지만 아직 몰라도 되는 사실인데,

너무 일찍 그 사실을 알아버린 것 같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그 사실이

네게 깊은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마음의 상처가 길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살아가면서 너는 늘 후회를 하고

슬퍼하는 일을 반복할 거야.

늘 준비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는 것처럼 말이야.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옳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망설임 없이

옳지 못한 일은 한치의 고민 없이 그것을

과감하게 배제하는 거지..


후회하지 않는 일은 어렵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는 건

과거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벗어나는 것을 의미해..

최선을 다해도 넌 늘 아쉬워하고, 후회할 거야..

그렇다고 그 지난 시간을 아쉬워하며 후회한다고 그 시간이 돌아오지는 않아..


네가 생각했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슬픔 그 이상의 슬픔이었고

아픔 그 이상의 아픔이었을 거야..


아빠가 느끼는 세상은 "항상 생각보다 더" 야.

세상은 생각보다 더 어렵고, 생각보다 더 슬프고, 생각보다 더 고통스럽기도 해..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더 아름답기도 하고,

생각보다 더 행복하기도 하며,

생각보다 더 즐겁기도 하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생각보다 더 어렵기도 해..

이렇게 간단하거나 어려움을 결정하는 건

결국 자신이지..


지나간 시간 때문에 현재의 시간을 후회로

가득 채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앞으로 살아가면서 수없이 반복되는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슬픔 속에서

너 자신을 견디게 해 줄 수 있는 힘은

지금의 슬픔과 아픔임을 잊지 않았으면 해..

<현재의 시간을 후회로 가득 채우지 않았으면>

또, 지금의 슬픔과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늘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도

평온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너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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