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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Apr 24. 2019

불가사리로 제설제를? 테크 기업들이 만드는 내일

2019 블루포인트 데모데이 개최


대전에 기반을 둔 테크 중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가 24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데모데이를 가졌습니다. 현재 투자, 육성 중인 10개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블루포인트는 IT보다는 제조업 베이스의 신기술 기업에 무게를 실은 엑셀러레이터입니다. 이날 전반부의 5개 기업 밖에는 보지 못했지만 제가 잘 몰랐던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역량과 성공 가능성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


블루포인트 이용관 대표입니다. '공대 형'이란 별명을 가지셨죠. 이날 이 대표님의 워딩을 정리해봤습니다.




대기업은 기존 플레이어로서 기존 자산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시간도 여유 있다. 스타트업은 부족한 게 많다. 어디에 서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 엑셀러레이터의 중요 성과 지표로써 후속 투자가 중요한데, 여태까지 49개, 120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투자 이벤트는 261건 가운데 VC가 115건, 기업 30건, 개인 109건이었다. 어린이를 키우는 데 많은 품이 들듯 스타트업 투자에 다들 엄청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여전히 투자의 몸통을 유지하는 것은 VC다. 투자자금이 유치되는 것도 나오고 있고. 기업들의 참여도 도드라지고 있다. 특정 산업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 미래 성장 엔진을 찾는 과정에서 스타트업과 함께 하려고 한다. 초기 기업은 자본가보다도 한 분야의 전문가나 엔젤투자자가 참여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생태계 구축의 좋은 시그널이라고 본다.


IPO까지 평균 걸리는 데 10~20년의 시간이 걸린다. 여태까지 95개 중에 3개를 손상 처리했다. 부활할 수도 있지만 회계적 손상 처리했다. M&A나 바이백은 3건, 지분을 일부 매각한 것은 5건이다. 상위 수익률에 포진하는 몇개 회사가 나머지 수익률과 원금 회수를 보장한다. 잘 되는 회사가 투자 원금과 회수 맡아주고 있다. 그들이 다시 시도하기 바란다.


많은 파트너들과 일하면서 느낀 게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모험 위험에 대한 사회적 태도가 보수적이다. 창업자가 창업하려면 부모나 연인을 설득해야 하고 회사, 학교도 걸림돌이다. 이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소진된다. 금융업의 경우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도, 불확실성에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굉장히 잘 정립된 회사로 책정해 기업을 평가한다. 이는 굉장히 높은 사회적 신뢰 비용을 초래한다.


배우 윌 스미스가 술을 잔뜩 마신 다음날 스카이다이빙을 하러 갔는데 뛰어내리기 전에 너무 걱정됐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뛰고 보니 5초 뒤에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고 내가 왜 고민했나 생각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God place the best things in life on the other side of terror."(신은 공포의 반대편에 삶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놓았다."라고 말했다.


블루포인트의 투자 테마는 크게 4개다.


1. 지속가능성장 기술

편리성에 너무 중독돼 경제성만을 따지는 것은 터전과 자산을 깎아 먹고 있는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술에 대한 투자.


2. 산업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이런 것들이 자본과 인재의 외면을 받게 되는데, 이런 것을 어떤 방식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까,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을까.


3. 밀레니얼 기술

미래를 책임질 밀레니얼 세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소비하고 생산하는지. 그들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


4. 미래 기술

순수한 호기심과 재미도 있겠다. 지금은 호기심이지만 진짜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우리가 관심이 있었던 제조 산업의 이슈를 공유.





일단 5개 스타트업의 소개를 들었습니다. 사업 설명을 들으며 일부 이해 안 되는 면도 있었지만, 다들 훌륭하고 열정이 넘쳐보였습니다. 사업성도 뛰어나고 사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다만 PT 방식이나, 이야기 전개 방향 등이 획일적이었습니다. 다들 비슷하더군요. 자신만의 개성을 잘 살린 PT 방식도 연구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스타스테크 대표님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타스테크


겨울철 눈을 녹이는 제설제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다소 쌩뚱맞다고 생각했는데, 세계 시장 규모가 3조원으로 제 생각보다는 사이즈가 되는 시장이더군요. 현재 제설제로 쓰이는 염화칼슘이나 소금은 철 부식과 콘크리트 파손, 환경오염,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합니다. 도로·교량 보수 등 이 문제 해결에 들어가는 비용이 제설제 비용의 10배 이상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가사리 단백질을 이용해 친환경성과 융빙성능을 둘 다 잡은 제설제를 개발했더군요. 기술 원리를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는데, 불가사리 단백질을 추출해 염화이온에 흡착시켜 부식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이 제품을 쓰면 톤당 180만원에 달하는 부식방지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특히나 불가사리는 국내 양식업에 피해를 끼치는 유해종인데, 이 처리에 정부가 120억원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타스테크가 이를 제설제 생산에 활용하면 1석2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일본과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북유럽, 러시아,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제설제는 가격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코카콜라가 콜라 원액만 수출하는 것처럼 세럼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뮨


주사기 처리 기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병원에서 간호사 70.4%가 찔림 사고를 당한다고 합니다. 간호사가 병원균에 감염돼 다른 환자에게 전염시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안전주사기가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그런데 주사기 바늘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장치가 있다면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겠죠. 보통 간호사들은 의료용품을 실은 트롤리를 갖고 다니는데 트롤리의 폐기물 통 입구에 장착하는 형태로 주사기를 넣으면 바늘만 잘라내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 장비를 사용한 뒤 효과성 검증을 한 결과 27.81%의 찔림 사고가 줄었다고 하네요. 이 기기는 3단 구조인데 중간에 위치한 처리기는 수시로 교체해 줘야 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합니다. 현재 삼성병원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유전체 치료 등 멀고 어려운 바이오 기술보다 훨씬 가깝고 쉬우며 와닿는 기술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주사기 처리 기기 시장은 세계적으로 200조 시장에 달할 전망입니다. 뮨은 의료 환경이 열악한 베트남·필리핀·몽골 등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알링크


■알링크


흔히들 미세먼지 마스크를 하루에 2개 이상 사용해야 된다고 합니다. 필터 정전기가 미세먼지를 잡아주는데, 시간이 지나거나 수분과 만나면 정전기가 사라져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죠. 알링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정전기가 꾸준히 발생함으로써 지속적으로 먼지를 필터링 할 수 있게 했습니다. 먼지를 계속 잡을 수 있으니 필터망을 다소 느슨하게 배치해도 돼 통기성도 확보했죠. 방충망이나 실내 공기 정화 등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건물의 공조기 등에 설치하는 방안을 대형 건설사, 빌딩관리 업체 등과 논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클린룸과 자동차 에어필터 시장으로도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아이테드


■아이테드


김서림과 성에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줄일 수 있는 스마트글래스 제조사입니다. 자동차에 김서림이 생ㄱ면 운전이 굉장히 불편해지죠. 안전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열선을 설치한 전면유리를 단 차량도 나오지만 가격도 비싸고 시인성도 떨어집니다. 아이테드는 은 소재의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유리에 고르게 표면 처리함으로써 김서림을 빠르게 제거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물론 나노 단위이기 때문에 선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격이 다소 걱정되지만 제조 공정의 혁신을 통해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합니다. 현재 유럽의 자동차 회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하네요.(벤츠인듯 합니다.) 앞으로 헬멧·고글·카메라·CCTV·냉동쇼케이스·건축 인테리어 등으로 폭 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 분과 얘기해 봤는데, 자동차·냉동쇼케이스 등 기존 제품에 스마트글래스를 사용하면 두께 가 안 맞거나 이격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걱정하시더군요. 그럼 제조 공정을 많이 바꾸어야 하고, 그에 따른 비용도 커지겠죠. 다만 이 기술을 다소 변형하면 크게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프코리아


■지프코리아


유해화학물질 누출 관리 시스템입니다. 공장에서 유해 물질이 파이프 이음새 등으로 흘러나올 경우 화재·폭발 등 사고가 우려됩니다. 현재 이런 사고 방지를 위해 전자 센서가 공장 곳곳에 설치돼 있는데, 이 센서는 화학 물질이 누출돼 바닥에 떨어져야 감지를 할 수 있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지프코리아는 파이프 이음새 등 누출이 생길 수 있는 곳에 변색센서를 둘러 이 센서의 색상 변화를 통해 유해 물질 누출을 조기 감지할 수 있습니다. 어느 포인트가 취약하고 누출이 발생하는지 쉽고 빠르게 알 수 있겠죠. 또 이를 중앙시스템에서 원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춰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오늘 블루포인트 데모데이에 나온 5개 스타트업입니다. 굉장히 요약된 발표여서 궁금한 점이 적지 않았지만, 다음에 시간을 잡고 자세히 여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쭉쭉 성장하길 바랍니다. 블루포인트는 상하반기 두 차례에 나눠서 데모데이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올 하반기에도 좋은 기업들을 많이 만나뵀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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