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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May 20. 2019

카카오페이, 금융 플랫폼 제국 선언

신기술 활용해 기존 사업자 허물기 전략 


'얼마나 새로울까' '과연 다를까' 


신규 서비스의 핵심 포인트는 '서비스의 품질'입니다. 새로 런칭한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기대 심리를 품고 있습니다. 기존 사업체들을 뒤엎을만한 새로움과 높은 품질이 보장돼야 이런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겠죠. 소개팅이든, 면접이든, 신제품이든 장기지속성을 갖기 위한 '첫인상'은 무척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이 '타다'나 '마켓컬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기존의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는 한편 '가심비'를 충족시켜줬다는 데 있습니다. 네이버페이·삼성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시장도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 기존 금융시스템의 불편한 점을 한결 개선해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들 간편 결제 시장은 플랫폼으로써 자리 잡았기 때문에 이제 유틸리티, 버티컬 서비스에 뿌리를 내릴 태세입니다. 증권이나 보험업에 진출해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한편 오프라인 카드 서비스를 지원해 지급·결제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요 간편결제 사업자 중 하나인 카카오페이가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사업 추진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류영준 대표가 직접 나와 앞으로 전개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신규 사업은 기존 사업자와 겹치지 않는다. 특정 목적을 두고 진행하지는 않는다. 높은 사용자 편의를 제공하겠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이날 카카오페이 관계자들은 두루뭉실한 얘기로 일관했습니다. 사실 뻔한 얘기입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형적인 수사죠.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서며, 사용자 확대를 위한 콘텐트를 늘린다는 것입니다. 플랫폼은 적지 않게 넓혀놨고, 이제 기존 사업자들을 하나 둘 대체하기 시작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신기술 사업은 기존 영역을 해체하며 발전합니다. 카카오페이나 삼성페이 등은 기존 플라스틱 카드를 스마트폰 안에 쏙 넣음으로써 사용자를 불려갔습니다. 하루하루 치열한 승인금액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용카드 회사들로서는 모바일 플랫폼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카카오택시에 택시회사들이 속속 뛰어든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페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가운데 카카오는 정교하게 사업 전략을 구축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카카오페이는 모든 금융업권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며, 차곡차곡 이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기존 증권·보험 등 기존 사업자들은 긴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자들의 적지 않은 반발도 예상됩니다. 물론 카카오페이가 좋은 '첫인상'을 주고 '잘 한다'면 말이죠. 






1. 배송 서비스

C2C 배송을 시작합니다. 지인 간 혹은 중고거래 때 택배 발송을 해 본 분들은 불편함을 잘 알 겁니다. 카카오페이는 자체 서비스에서 택배 계약 조회, 배송 서비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물품 거래를 편리하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보내는 사람이 받는 사람의 주소를 몰라도 물품을 발송할 수 있게 했죠. 현재 카카오톡의 선물 발송 서비스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랜덤 한 택배회사를 통해 제품을 보내던 카카오톡과는 달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파트너로 삼아 단독 거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톡 선물 배송의 경우 물품 추적이 어렵고, 중간에 선물이 사라져도 카카오는 배송 책임이 없었죠.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더욱 확장되지 못한 이유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해결 방안을 마련했는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단독 계약을 한 걸로 보입니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물류망을 갖고 있지 않죠. 배송 책임은 택배회사가 지는 구조 같습니다. 확인은 해봐야겠지만요.





마켓컬리가 성공한 이유는 새벽 배송, 책임 배송입니다. 스티로폼 박스를 회수해 가는 것은 책임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에 비하면 카카오가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물론 당장 수익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큰 비용이나 리스크를 들이기는 어렵지만, 카카오 이름으로 진행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듭니다.


카카오페이는 중장기적으로 중고나라·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과 손잡고 사업을 넓힐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일종의 유틸리티 서비스로서 사용자 편의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하겠다고 합니다. 중고거래, 에스크로 서비스로 진출할 게 분명해 보입니다. 수수료 수익과 애스크로에 따른 이자수익 혹은 저금리 대출 등 여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오프라인 결제

카카오페이가 모바일을 통한 결제 수단이긴 하지만 잔액이 있는 경우만 결제가 됐죠. 앞으로는 신용카드와 연계해 잔액이 부족해도 바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게끔 서비스한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결제에 대한 구조가 더 궁금하긴 했습니다. 구체적인 결제 흐름도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죠. 오프라인에서 결제한다는 것은 카카오페이의 결제망에 신용카드를 연동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신용결제 사업의 중간 사업자인 PG 및 VAN사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결제 수수료를 카카오페이가 가져가는 거죠. 그렇다면 기존에 가맹점 수수료와 VAN사들이 설치한 신용카드 결제용 단말기 등을 그대로 사용한단 건지, 아님 새로 영업하겠단 건지, 불분명했습니다. 만약 PG사나 VAN사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라면, 또 기존 인프라를 사용하는 구조라면 PG·VAN사들의 반발은 물론 향후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카카오페이는 더불어 해외로도 결제망을 확대한다고 합니다. 6월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기대하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연내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의 결제망을 이용할 것 같진 않은데, 어떤 구조인지 궁금합니다. 





3. 투자 분야 

카카오페이는 여러 투자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사용자들의 수요가 많아 매일 거의 모든 상품이 완판되기 때문에 공급을 더 늘린다는 겁니다. 현재 주력하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에서 안정적인 상품으로 넘어가겠다고 하며, 공공자산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인천항만공사와 MOU를 맺었다고 합니다. 펀드는 물론 채권 국내 주식 등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넓힐 계획입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P2P 형태의 투자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투자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경로를 뚫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한다는 의미로, 바로투자증권의 인수가 종료되는 대로 상품과 서비스를 폭넓게 내놓을 것을 보입니다. 또 카카오페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사업도 추진합니다. AI와 빅데이터 원천 기술에 많은 금액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4. 전자문서 서비스

공공기관의 고지서나 신용카드 결제영수증 등 종이에 찍혀 나오는 온갖 문서를 카카오페이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넣겠다고 합니다. 현재 신용카드 종이 영수증 발행량은 신한카드만 연 23억건에 달합니다. 이를 줄여도 상당한 자원을 보존할 수 있을 겁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세나 우편물 수취와 관련한 수수료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5. 보험

여행사 보험 등 필요할 때만 보장하는 소액 보험 상품 판매에 나섭니다. 카카오페이가 온라인 기반 보험 플랫폼이 되겠다는 뜻으로 GA 비즈니스를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페이는 당장 생명보험 등 구조가 복잡한 상품은 기술적으로 팔기 어려워 FC들의 영업망을 뺏는 것은 아니라곤 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2~3년 안에는 진출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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