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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럼버스 Feb 14. 2020

고액 해외송금 수수료 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인터뷰] 최성욱 센트비 대표 


독점적 사업이거나 인허가가 필요하거나, 정보의 비대칭성이 돈이 되는 산업 분야는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기존 사업자들이 길목을 콱 쥐고 변화를 거부하며,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비용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자 우위 시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금융업, 그 중에서도 해외송금이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 비즈니스입니다.



해외 송금의 구조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한국 거주자가 미국으로 송금을 할 경우



1) 은행에 송금 요청을 한 뒤


2) 은행은 외환중개은행에 지급을 요청합니다.


3) 외환중개은행은 해외의 송금받을 은행에 입금을 통지하고,


4) 해외 은행은 이 돈을 수취인에게 전달합니다.




출처=중앙일보




1)에서 2)로 넘어갈 때 송금 수수료와 전신료가, 2)에서 3)으로 넘어갈 때 중개 수수료가 생깁니다. 최종 단계인 3)에서 4)로 넘길 때도 수취료가 발생합니다.



비효율적인 방식이고 구조적으로 높은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금융당국도 외환의 급격한 유출이나, 불법성 자본의 해외 도피 등을 감시하고 막기 위해 이런 제도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복잡한 방식을 취하는 것은 송금의 안전성을 높이는 장치들이 중간에 설치돼 있어서죠.



다만 결과적으로 은행과 외국환중개소의 배를 불리지만, 개개인에게는 그리 좋지 않은 방식입니다.



특히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해외 송금을 할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이에 여러 음성적 방법이 횡횡하고 있기도 합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정치인 등이 부정축재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암호화폐도 초기에는 이런 용도로 많이 쓰인 게 사실이죠.




출처=파라다이스



이런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고 1)에서 4)로 바로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혹은 은행을 거치지 않고 보내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런 대안을 찾고 있는 핀테크 회사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센트비'라는 스타트업이죠. 센트비 송금은 은행을 거치지 않습니다.



송금하려는 국가의 파트너사들에 자금을 직접 보내 수취인이 찾도록 함으로써 수수료를 크게 낮췄습니다.



https://www.sentbe.com/ko/




사용자가 해외로 120만원을 송금할 경우 6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생기는데, 이를 2500원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센트비는 현재 영국·중국·일본·베트남·필리핀·우즈베키스탄 등 25개 국가에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기업 해외송금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Q. 창업을 한 계기는.


A. 사업을 시작한 계기와 이 아이템을 선택한 계기가 있을 것이다. 사업 시작 전 여러 회사를 다니며 전혀 상관없는 커리어를 쌓았는데 회사는 다들 비슷하더라. 마지막으로 사업을 결정할 때 다니던 회사가 외환 브로커로 자금외환 중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팀장들을 보니 5~10년뒤 모습이 그려지는데, 다들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제가 기대했던 모습은 아녔다. 나는 어떤 삶을 살까 고민했는데, 제 스스로 하고팠던 것, 풀고 싶었던 문제를 풀며 살아야겠다고 생각. 는데 이 비즈니스를 결정한 것은 공동 창업자가 3명인데, 서로 백그라운드가 다른데, 하나는 경영대 출신 개발, 개발자, 파이낸스. 저는 외환 쪽에 문제점을 알고 있었고, 다른 두 친구는 암호화폐가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 알고 있어서. 이 점에서 혁신을 만들어 가자고 해서. 한국자금중개에 다녔다. 환율 중개사. 외환 딜러룸. 문제점이라고 본 것은 기존 은행이 레거시 쥐고 있는데 수수료가 비싸다는 생각. 10만원 보낼 때 5만원 떼진다. 10만원이든 1억원이든 고정비가 비슷하다. 소액을 보낼 수록 수수료 포션이 크다. 은행은 환전 수수료 다 매기는데, 느리고 불편하고 받는 방식도 제한돼 있다. 한국은 은행시스템이 전 세계에서 잘 돼 있는 편이고 미국, 일본만 해도, 동남아는 낙후돼 있고, 은행계좌 보유 비중이 30% 밖에 안 돼. 은행을 경유하지 않는 금융을 대체금융이라고 하는데, 기존 은행에서는 이쪽으로 송금할 수가 없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수수료가 비슷하다.은행 송금 프로세스가 신한은행의 경우 일본에 있는 미즈호 은행에 보낼 때, 뉴욕의 시티은행 거쳤다가 간다. 은행마다 환 수수료가 발생하다 보니, 구조적으로 한국만이 아니라 글로벌로 다 비싸다. 오바마 정권 때 UN에서 2030년까지 지속가능개발 목표 정했는데 그 중 하나가 해외 송금 수수료를 낮추자고.. 글로벌리 문제다.



Q. 사업 시작과 함께 해외진출에 나선 계기는.


A. 환전은 해외 시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싱가포르에 진출할 때 스파크랩이 현지 로펌과 사업 파트너를 많이 소개해줬고,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조언을 많이 받았고 현재는 콜드콜 없이도 자연스럽게 통화하는 사이가 됐다. 세계적으로 영국이 핀테크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트랜스퍼와이즈·레볼룻은 현재 기업가치가 각각 4조·2조원이며, 기업공개(IPO) 시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현재 센트비 수준 규모의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센트비는 외국인 근로자에 국한하지 않고 기업간거래(B2B)로 확장하는 게 차별점이다.



Q. 기존 은행들의 반발은 없나.


A. 매일이 전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부딪힐 것 같다. 모 은행은 고객들에게 센트비를 사용하면 계좌를 없애겠다고까지 했다. 그러나 그들과도 협력할 수 있다. 어디까지 내주고 손을 잡을지 판단 중이다. 기존 금융권 모두가 적은 아니다. 회사별로 협력하는 경우도 많다. 서로 손을 잡고 있지만, 칼을 들고 있기도 하다.



Q. 어떤 기업을 지향하며 사업적 비전은 무엇인가.


A. 자본의 관점으로 보면 각 국가는 기차역에 비유할 수 있고, 센트비는 돈이 다니는 철도를 놓고 있다. 전 세계를 넘나드는 막대한 자금의 길을 내고 싶다.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은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쓰면 수수료 면제와 환율 우대를 한다고 하나, 어디까지나 우대 정책일 뿐이다. 소비자들이 환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렇다.



Q. 음성적으로 이런 류의 서비스가 있지 않나.


A. 불법적 요소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저렴하고 빠르니 사용한다. 종종 사고가 발생하는데, 센트비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 투명해질 것이다.



Q. 상장 계획이 있나.


A. 기업공개(IPO)보다는 인수·합병(M&A)가 옳다고 본다. 핀테크와 송금은 글로벌 네트워크 싸움이라 파트너십보다는 큰 회사의 일원으로 가는 게 필요하다.페이팔의 경우 여전히 수조 원 대 인수를 계속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핀테크 회사에 모조리 돈을 뿌려놓았다. 이런 구조 안에 있어야 우리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다.



Q. 데스밸리 경험은 어땠나.


A. 산소호흡기를 여러 번 꼈다. 암호화폐 열풍이 꺼지며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좌절되기도 했다. 금융회사로 분류돼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업계 전체가 허덕인 적도 있다. 다행히 법이 빨리 바뀌었다. 회사 문을 닫기 전까지 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 고비는 무조건 더 큰 고비로 이어진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Q. 정부 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나.


A.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을 더 키워줄 정책이 필요하다. 투자와 역량의 집중,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하나의 기업이 크게 성장하는 게 100개 기업이 생기는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영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국내는 은행이 금융회사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사의 핀테크 회사 투자제한이 풀렸지만, 투자 손실에 대한 면책 조항이 없으면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정감사나 행정부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리스크 때문인 듯하다.



Q. 창업 시 차별을 당한 적이 있나.


A. 대학 등 출신에 따른 차별은 해외가 훨씬 더 심하다. 어떤 인맥과 네트워크가 작용하는지 감지할 수 없을 정도다. 칸막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비주류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류 사회의 의무감은 있다. 한국은 칸막이는 없는데, 주류의 의무감이 없다.장애인·새터민 등 이름을 정해놓고 정부가 해결하길 바랄 뿐 민간은 움직이지 않는다.



Q. 다음 스텝을 알려 달라.


A. B2B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 스케일을 키우는 게 1차 숙제다. 기업은 회계장부에 원화로 표기해야 하므로 환율은 항상 골치 아픈 문제다. 송장이 있는 거래는 무제한 저렴하게 제공하는 등 환율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처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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