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타투란 스타트업은 이런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 제품을 제조,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김남숙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김 대표님은 K뷰티, K패션이 글로벌을 휩쓸고 있지만, 제품만 있을 뿐, 브랜드는 없다고 비판합니다.
처음엔 타투로 시작했지만, 단지 타투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로 통용되는 글로벌 패션·뷰티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Q. 창업을 한 계기는.
A. 미국계 소비재 회사인 P&G에서 10년간 마케팅 업무를 했다. 한국 싱가포르 등을 총괄하는 아시아 헤드쿼터에서 근무했다. P&G는 너무 훌륭하고 좋은 브랜드며 조직도 갖추고 있지만 새로운 세대에 걸맞은 브랜딩과 제품과 커뮤니케이션을 못하고 있었다. 19세기 브랜드로 살고 있다. 이미 너무 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렇게나 빨리 바뀌는데 현재 방식으로 밖에 제품 브랜딩을 못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재미를 찾아서 퇴사했고, 갭이어 겪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외국인들과 많이 어울렸고, 커뮤니티에 관심 많아서 코오롱이 운영하는 코리빙 서비스도 이용했다. 코리빙 하우스 메이트와 함께 창업하게 됐다. 뭔가 새로운 게 없을까,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인생을 살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다. 인스턴트 제품이 뜬다고 했을 때 거대한 수요를 깨달았다. 스터디를 해 보니 여러 뷰티 키워드 중에서도 타투가 압도적으로 많은 걸 알게 됐다. 세상을 바꾸는 창업을 하고 팠다. 그 조건이 세계 시장으로 뛸 수 있는 것, 신체와 관련된 제품, 상생 관계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이 조건에 랜덤하게 나온 타투가 들어맞았다. 글로벌 시장이 크고 피지컬 제품인 데다 아티스트와의 공생을 도모할 수 있었다. 현재 도안의 절반 이상이 다양한 부류의 아티스트가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을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 학생 등. 콜라보를 통해 제품을 만들어 이들에게 최소한의 기본 소득을 지급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다.
Q. 최근엔 나이키 등 전통적 브랜드가 더 강세 아닌가.
A. 전통적 브랜드가 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모두 요가나 필라테스 시장을 못 잡았다. 새롭게 탄생한 룰루레몬이란 피트니스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가 됐다. 신생 언더아머 같은 브랜드도 성공적 케이스다. 나이키·아디다스 등은 축구, 농구 등 팀플레이적인 스포츠 스폰서를 많이 할 때 언더아머는 러닝 등 개인적 스포츠에 주력했다. 혼자 운동할 때는 언더아머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새로운 니즈를 겨냥해 새로운 디자인을 생산했다. 안다르도 그랬다. 팀과의 얼라이언스를 맺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본과 기술력은 소비자의 니즈가 따르는 곳으로 간다.
Q.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이유는.
A. 가치 있는 브랜드는 한 국가 단위 시장에 갇혀있긴 아깝다. 좋은 브랜드는 많은 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고,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가 적합하다.타투 시장을 지역별로 나눠 분석할 수 있다. 한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시장은 사회적 이유로 타투를 못한다. 동남아시아·중동 등지는 종교적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 미국 등 서구권은 이미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나라별로 상황에 맞춰 제품을 설계해 접근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안 되는 나라로도 확산할 수 있다.
Q. 기존 패션 대기업들이 아이템을 흉내 내지는 않았나.
A. 한 대기업 계열 콘텐츠 회사가 우리의 투자설명회를 들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타투 스티커를 출시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대기업들은 강력한 채널과 브랜드, 인플루언서를 갖췄지만 최상의 소비자 경험을 주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읽지 못했다. 겉에 보이는 것만을 따라 한다고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기 어렵다. 최상의 소비자 경험을 줘야 한다.
Q. 어떤 기업을 지향하며 최종 비전은 무엇인가.
A. 자기표현은 인간의 가장 큰 욕구다. 자기 존엄의 표현이다. 인스턴트타투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원하는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원할 때 마음대로 지울 수 있다. 한국의 ‘스타일난다’나 미국의 ‘글로세’ 같은 회사는 자신을 뷰티가 아니라고 한다. 테크 기업이라고 말한다. 패션과 테크가 얼마나 접목됐으며, 얼마나 강력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는가, 소비자의 가치를 얼마나 제품에 반영했는가가 포인트다.브랜드는 그 브랜드의 인식과 인지도 가치 자체가 플랫폼이다. K뷰티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돼지코팩·마약배게 등 제품만 있다. 이 제품으로 새로 생긴 회사나 브랜드는 없다. 디지털 네이티브에 테크가 접목된 뷰티 패션 기업을 만들고 싶다.
Q. 데스밸리를 겪은 적 있나.
A. 스스로 존버 정신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잘 될 때까지 무조건 버티고 있다. 일단 현재 제품 판매로 시장을 검증하고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최소 자원으로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Q. 정부 지원금이 많이 풀렸는데, 지원해본 적 있나.
A. 여러 프로그램에 지원했는데 모두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정부 사업에 지원할 노력을 비즈니스에 투입하자고 결정했다. 회사가 좋은 엑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았음에도 정부 사업에서 낙방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이 타투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Q. 정부 정책의 문제점이나 희망하는 바는.
A. 작은 회사는 담보가 없고 신용이 낮아 대출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투자를 선택한다. 이게 창업자에게 최고의 선택은 아닐 수 있다. 일정 수준 성장한 뒤에는 추가 성장 단계에서 장벽에 막히고 만다. 당대에서 삼성전자, SK에 준하는 10대 기업이 탄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금융 옵션을 넓혀 기업의 선택지를 늘려주는 등 기업을 잘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길 희망한다.
Q. 창업할 때 차별 당한 적이 있나.
A. 여태껏 살아오면서 여성이라고 차별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창업한 최근 1년여 동안은 비주류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VC는 대부분 남자라 남성적 발상으로 비즈니스에 접근한다. 업계가 촘촘한 인맥으로 구성돼 있어 네트워크가 없으면 투자자를 만날 기회조차 없다.
Q. 다음 계획을 알고 싶다.
A. 디지털 네이티브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한국에서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지역 마케팅을 종합 운영하고 물류센터에서 바로 제품을 발송하는 식이다. 이 시스템을 잘 구축해야 해외 진출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