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콜럼버스 Apr 19. 2019

5G와 클라우드, 엣지컴퓨팅이 만드는 변화


톰 크루즈가 주연한 2002년 개봉작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세 예지자들의 예언에 따라 범죄가 발생하기 전 이를 저지하는 '미래범죄국'이라는 조직에서 벌어진 일을 다룬 영화입니다.


명작입니다. 당시 국제정치 환경이 미국이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 '예방전쟁'을 일으켰던 시점이라 사회, 정치적으로 얘기할 게 많은 영화죠.


세명의 예지자는 성경의 삼위일체설을 연상시키지만, 지금 시점으로는 머신러닝을 통해 절대적 예지력을 가진 인공지능(AI) 메타포로 삼았다고도 보입니다. 'AI=신'이라는 거죠. 대단히 도전적인 발상입니다. 


이밖에도 자율주행자동차와 홍채인식을 통한 신원확인, AR 등등 미래 기술을 입체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원작자의 통찰력 있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ZQWbMSdhCw4

명작 반열에 오른 마이너리티 리포트. 두 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영화에는 경찰이 사용하는 마이크로로봇도 등장합니다. 범죄자 탐색에 사용되죠. 그런데 이 작은 녀석들은 어떻게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방대한 데이터를 검색해 검문 대상이 범죄자인지 아닌지 판단할까요. 


아마도 클라우드 서버와 5G 통신 덕분이겠죠.


실시간으로 지형지물의 상태를 판단해 이동경로를 정하고, 시각·청각적 판단, 범죄자 검색 등등. 이런 많은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와 주고받을 것입니다.


이 로봇을 다루는 펌웨어와 기술 알고리즘 역시 클라우드에서 작동하고 있겠죠.


중앙의 거대한 클라우드 서버가 로봇이 보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계산해서 피드백을 줄 수 있을까요.



마이너리티리포트에 등장하는 소형 로봇. 자료=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아무리 5G 통신 환경이라도 많은 스마트 디바이스가 작동하는 미래사회라면 서버가 계산해 다시 데이터를 쏘는 데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도입되는 것이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입니다. 신기술이라기보다는 컴퓨팅과 데이터 전송 개념의 전환입니다. 


이전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지국이 수집한 디바이스 데이터를 일괄 처리하는 방식이었으나, 엣지컴퓨팅은 디바이스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분산 네트워크 서버, 내지는 통신망이 데이터를 1차 처리해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메인 서버의 부하를 줄일 수 있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달려오는 차를 피할 때 뇌(클라우드)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말단조직(엣지)이 먼저 반응해 반사적으로 피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엣지컴퓨팅 구조도. 출처=리서치게이트



특히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주변 데이터를 시차 없이 초고속 통신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엣지서버는 우체통, 공중전화부스, 이동통신사 중계기 등등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 곳곳에 자리 잡게 될 겁니다.


사람이 어디에 있더라도 통신망에서 벗어나지 않게 말이죠. 엣지컴퓨팅이 도입되면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메인 클라우드 서버의 교체가 필요한 작업을 엣지서버를 통해 말단의 데이터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죠.  이와 비슷한 이유로 소프트웨어 코드나 API도 손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또 해킹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아집니다. 메인 클라우드서버가 해킹되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가 없는 데 비해 엣지컴퓨팅은 데이터가 분산돼 있어 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https://youtu.be/XmoPQuMlOYE

도요타의 이팔레트 컨셉트.


올해부터 주요국들이 5G 통신 서비스를 본격 제공할 예정인데,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까지 세계적으로 60억개, 가트너는 75억개 이상의 디바이스가 엣지컴퓨팅에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요타가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e-팔레트 콘셉트. 수많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 통제를 위해서는 엣지컴퓨팅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요즘 반도체 수요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엣지컴퓨팅 확산이 또 다른 반도체 수요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현재의 주요 아마존 등 주요 IT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버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테나, 통신칩 등등 엣지서버에 필요한 부품 수요도 늘어날 것입니다. 데이터가 최초로 발생하는 스마트폰 등 말단 디바이스의 데이터 처리 속도도 중요해집니다. 





국내 1호 5G 산업용 솔루션 SK텔레콤의 ‘5G-AI 머신비전’. 기업고객인 명화공업에 적용됐다.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는 동안 24장의 사진을 찍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의 AI는 사진을 순식간에 판독해 제품의 결함 여부를 확인한다. 출처=SK텔레콤


구글·화웨이 등도 머신러닝을 접목한 AI 칩 개발에 나섰습니다. 엣지컴퓨팅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정보 수집 및 전송을 위한 개별 디바이스의 인증 등 여러 솔루션 제공으로 이어질 수 있겠죠. 


이미 스마트팩토리 같은 작은 IoT 생태계에서는 엣지컴퓨팅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각 설비별 센서인식과 데이터 수집, 초기 분석, 심층 분석 등 4~5단계 데이터 처리 과정을 엣지컴퓨팅을 통해 말단부터 처리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과 휴렛팩커드 등이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은 중국 성장의 '밑거름'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