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바톤터치 인터뷰_CD 김재환]
BAT는 브랜드의 런칭부터 빠른 성장까지 브랜드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기획, 실행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 브랜딩 에이전시'입니다. BAT는 에이전시로서의 정체성 이전에 '탁월한 프로페셔널들의 커뮤니티'를 지향하며, 존경할 만한 동료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하는 '프로페셔널리즘'과 개인보다 뛰어난 팀을 추구하는 '펠로우십'을 통해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BAT 크루들.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과 자극이 되는 BAT 사람들의 릴레이 인터뷰 '바톤터치(BATon touch)'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해진 경로로만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제한적이고 일방적인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때로는 독보적인 비주얼로 어필해야 하죠. 한 사람의 명확한 디렉팅보다 다채로운 아이디어의 조합에서 오는 '시너지'가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는 셈이죠. 이러한 시대에 CD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하나는 팀원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캠페인은 좋은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에서 나옵니다. 창의적인 동시에 전략적인 캠페인을 만드는 건 브랜드의 성장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목표이기도 하죠. 특히 소비자의 뇌리에 남는 훌륭한 크리에이티브는 브랜드의 목표를 달성하는 결정적 트리거가 됩니다. 캠페인의 전략과 크리에이티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전략을 이해하고 크리에이티브를 지휘하는 디렉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세상을 읽고, 브랜드에 알맞은 스토리와 비주얼을 입히는 사람. BAT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이하 CD) 재환님을 만나 그가 이야기하는 CD의 일과 생각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ditor Seonghee Jeong
Photographer Inae Lee
BAT에 들어오고 여러 캠페인을 병아님과 진행했더니 자연스럽게 제가 떠오르셨나 봅니다. 쑥스럽지만 누군가에게 소개하고픈 자랑스러운 동료가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요즘 BAT를 찾는 브랜드들이 부쩍 많아져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화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요. 특히 연말은 내년도 사업을 계획하는 클라이언트의 제안 요청이 몰리는 시즌이라 BAT의 모든 구성원이 여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17년 전 광고 대행사의 아트디렉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최근 6년 동안 브랜드 캠페인의 크리에이티브를 리드하는 CD로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해 왔습니다. 운 좋게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IMC 캠페인을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와 진행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광고 영상과 디지털 고객 경험, 대규모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합적으로 운영했던 BMW 그룹의 MINI 브랜드 캠페인을 들 수 있겠네요. 이후 새롭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에이전시에서 더 성장하고 싶어 BAT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희 부모님도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아직 정확히 잘 모르세요. (웃음) 그만큼 CD의 역할을 현업에 종사하지 않는 분들께 설명하기엔 약간 애매하고 복잡한 부분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주방의 총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고객이 원하는 요리를 애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 등 다채로운 코스로 구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셰프, 서버, 파티시에, 소믈리에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협업해야 하죠.
CD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랜드의 목표와 방향성에 맞춰 소비자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끔 흥미로운 이야기와 이미지를 개발해 다양한 그릇에 담아냅니다. 함께하는 팀원들의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가 하나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하고 조각을 이어 붙이는 것도 CD의 역할이죠. 특히 BAT에서는 멤버들 각자가 자신의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며 자유로운 논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입니다.
조직문화에 있어서 무조건 ‘수직 구조가 나쁘다’, ‘수평 구조가 좋다’ 이야기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조직마다 주어진 업무 환경과 멤버 성향이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광고에서는 하나의 남다른 메시지를 개발해 특정 매체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주효했습니다. 그래서 다수의 생각보다는 유능한 개인의 통찰이 더욱 중요했죠.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정해진 경로로만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제한적이고 일방적인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때로는 독보적인 비주얼로 어필해야 하죠. 이야기나 이미지에 담긴 메시지보다 확실한 행동을 유도하는 크리에이티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명확한 디렉팅보다 다채로운 아이디어의 조합에서 오는 '시너지'가 더 큰 가능성을 열어주는 셈이죠. 이러한 시대에 CD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하나는 팀원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크리팀은 총 5가지 직무의 멤버 10여 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광고 대행사 크리팀이 2~3개 포지션으로 구성된 데 비해 훨씬 다채로운 편인데요. 그만큼 일하는 즐거움도 큽니다. 저희 팀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집중해서 공략해야 할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아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합니다. 밀도 높은 논의를 통해 핵심 크리에이티브가 정해진 이후에는 각 포지션의 전문성에 맞춰 발전시킵니다.
아트디렉터는 주로 시각적 표현 방식을, 카피라이터는 언어적,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한 메시지와 스토리텔링을 고민합니다. 이렇게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면 모션디자이너는 세련된 모션으로 임팩트를 더하고, 내부 프로듀서는 광고 영상이나 콘텐츠가 무사히 완성될 수 있도록 외주 프로덕션과의 커뮤니케이션 등 전반적인 제작 관리를 담당합니다. BAT의 경우 제작 업무를 외부 인력에 의존하는 타 대행사와 달리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내재화돼 있어 더 빠르고 긴밀하게 멋진 캠페인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병아님과 함께했던 호가든 페어 캠페인을 꼽을 수 있겠네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제품의 특장점을 보여주는 광고 영상에서 더 나아가, 브랜드 이미지를 브랜드 필름과 소셜 콘텐츠에 녹여 소비자와 폭넓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했는데요. 브랜드 필름과 소셜 콘텐츠의 전달 방식 및 매체 특성을 고려한 컨셉과 아이디어, 그리고 스토리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크리팀뿐 아니라 콘텐츠팀, 디자인팀과도 함께 협업하는 과정을 거쳤는데요. 굉장히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관점을 하나로 엮는 작업이 쉽진 않았지만 덕분에 매력적인 브랜드 필름과 탄탄하게 연결된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CD로서 분명하게 디렉션을 줘야 하는 부분과 구성원들의 개성을 살려야 하는 부분이 종종 상충될 때가 있어 여전히 어렵긴 합니다. 다만 한 가지 터득한 게 있다면, 팀원들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좀 더 가까이에서 청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소 팀원들의 의견을 듣고, 각자의 성향과 추구하는 커리어에 맞춰 프로젝트별로 조금씩 다른 역할을 부여하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실무와 관리를 동시에 해야 하는 입장이라 힘들긴 하지만 소비자 인사이트를 읽는 일만큼이나 팀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거창한 비법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지만 딱히 특별한 건 없습니다. (웃음) 아이데이션을 할 때마다 가끔 스스로 함정에 빠질 때가 있는데요. 좋은 크리에이티브는 무조건 재밌거나 새롭고,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광고'의 궁극적인 목표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키는 '마케팅'이고, 크리에이티브는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십 수년 간 광고 업계에 종사하면서 제 스스로 매번 지키고자 다짐하는 것 중 하나가 '어떤 캠페인을 하더라도 광고주보다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자'는 것입니다. 어쩌면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시의 특성상 일을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광고주의 취향과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굳이 마찰을 일으키거나 힘들게 설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스스로를 매너리즘에 빠뜨리는 가장 큰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광고주'지만, 우리가 바라보고 분석해서 이야기해야 하는 대상은 ‘소비자’이기 때문이죠. 광고주분들도 이 부분에 대한 BAT의 전문성과 통찰력을 믿고 일을 맡기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BAT에 합류한 지도 어느새 2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그동안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멤버들과 일하는 방식을 익혔다면 이제는 BAT에서 경험한 시너지를 토대로 보다 임팩트 있고,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즐겁게 해 나가고 싶습니다.
바톤터치 다음 주자로는 센트비 IMC 캠페인을 함께한 브랜드 그로스 그룹의 지이현 퍼포먼스 AE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캠페인 방향성이 여러 번 바뀌고 수정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매 순간 묵묵하게 빈틈없이 자신의 몫을 해내는 이현님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평소 이현님이 일을 대하는 태도와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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