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그리고 에너지

by 허용호


하늘이 내 발아래 있는 줄 알았다

산을 오르면 그 산은 내 전리품이었다

어느 날 신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너는 자연에서 한낱 먼지에 불과하니 겸손하거라

듣지 않았다

신은 더 큰 가르침으로 하늘을 밟던 발을 땅조차 디디지 못하게 만들었다

신을 원망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신에 속해 있고,

신 안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방황은 끝났다

여러 갈래의 길에서 오직 가야 할 길 하나를 보았다

풍경은 아름다웠고, 열매는 달콤했다


세월이 흘러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았다

그들은 분명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작 행복해 보이지는 않았다

반짝이던 눈은 빛을 잃었다


다시 빛을 찾으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빛나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한다

빛을 잃은 지금이 자신의 본래인 줄 안다


나는 기억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빛나던 존재였는지를......




ps.....

이 글을 쓰면서 너무 ‘건방진 건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그대로입니다. 언제부턴가 가까운 가족, 친구들을 돌아보았습니다. 갯벌처럼 어두운 가운데, 어떤 이는 기름칠한 것처럼 번뜩일 뿐이었습니다. 어릴 적 빛나던 그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눈은 반짝였고, 얼굴은 자신감으로 빛났었습니다. 아이들이 예쁘게 보이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지 싶습니다.


그렇다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내가 알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에너지입니다.

우리 몸도 에너지로 이루어진 집합체입니다. 에너지의 특성은 항상 변하고 옮겨 다닙니다.


몸에서 빛을 잃은 것은 그 에너지가 변했기 때문입니다. 몸이 밝은 에너지에서 침침한 에너지로 변했다는 것이지요. 그것은 자신이 받아들인 에너지 탓입니다. 내가 평소에 어떤 생활을 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먹는지, 자주 접하는 에너지가 바로 내 몸을 형성합니다. 어두운 것을 자주 접하면 몸이 어두워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특히 먹는 것은 내 몸을 크게 변화시킵니다. 매일 몸속으로 넣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육식보다 채식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육식에는 그 동물의 에너지가 담겨 있습니다. 죽을 때의 고통, 환경이 주는 스트레스, 또는 몸속에 주입한 약물(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을 고스란히 내 몸속으로 집어넣게 됩니다. 반면 식물은 비교적 에너지가 어둡지 않습니다. 동물만큼 의식이 발달되지 않아서 죽음의 고통도, 삶의 스트레스도 적은 편입니다.


어쩌다 채식 이야기로 흘렀지만 정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원래 밝았던 그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하긴 내 모습도 그런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남의 허물은 잘 보여도 자신의 허물은 안 보이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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