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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명호 Jan 31. 2016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비린내 나는 삶은 피곤했다.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했다.

억울하고 속이 끓어오르면서 다시 마음을 눌러 가라앉히는 일을 반복했다.

그 마음이 짙어서 속상했다.

처음 미워했을 때는 몇 가지를 떠올렸다. 되갚는 일과 손에 든 이득을 흔들어버리겠다는 다짐이었다.

몇 달이 지났을 때 다시 떠올렸다. 마음을 소모하기에도 아까운 시간이었다.


의미를 파고들면 한편으로 이해는 됐다.

사람을 돌이키면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르는 것도 잘못이고 피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던 실수였다.

맞지 않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마음을 주고 시간을 쏟았던 잘못이었다.


미워하는 마음이 한계에 달했을 때 일을 멈췄다.

스스로 견뎠지만 아끼는 사람들이 다치고 있었다.

그 마음에 도달했을 때 밀려드는 무력감에 소름이 끼쳤다.

마음을 지나치게 줬으면서 스스로 잃은 건강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던 사실을 알았다.

어느 한계를 벗어나면서까지 했으면서 스스로 아끼는 사람들을 지킬 힘이 없었다.

이유를 모르고 흩어지는 어느 밤이 이어졌고 잠들 수 없었다.


미워해도 미쳐 날뛰는 것 말고는 제도와 환경 속에서 받을 수 있는 도움은 없었다.

우스운 일이었다. 없어도 괜찮은 존재로 흩어지는 기분은 놀랍게 처참했다.

무엇을 말할 수 있는 단계에 올랐으면서 그때서야 현실적인 고민을 처음했다. 

스스로 헛웃음이 터졌다. 거의 모두를 싫어하게 됐다. 


사람들은 계속 웃는다.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며 도덕과 논리적으로 어긋나는 일을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 했다.

말해도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렇게 살아간다 생각했다.


일을 멈췄을 때 마음을 꾹 먹고 웃었다. 아끼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꾹 견뎌서 말을 꺼내고 웃는 일은 또 스스로를 위한 일이었다.

미워하고 이미 잃었지만 불편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이기적인 마음이었다.


긴 시간을 돌아 오랜만이다. 사람을 미워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본다.

겉은 그만 가꿔야지 생각했다. 비린내 나는 삶은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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