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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명호 Jan 15. 2016

답답하게 자리를 잡는다.

적립금 삼천칠백십 원을 더해서 만육백구십 원으로 시집을 두 권 주문했다.

이렇게 시름들이 또 고민들은 밤이 되면 가슴에 꾹 뜨겁고 답답하게 자리를 잡는다낮에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거리에 널린 추억들 사이로 새치기를 하려다가 마음이 미끄러워 비틀거렸던 기억이 났다일 월인데 이천십사 같고 이천십삼 밑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겨우 지내면서 잘 지낸다고 믿는지 알지 못 하면서통장 잔고를 보려다가 말았고 손편지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생각을 하면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 한다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적립금 삼천칠백십 원을 더해서 만육백구십 원으로 시집을 두 권 주문했다주소를 어디로 할까 고민하면서 율목동보다는 보광동이 낫겠다는 생각에 장문로 81 적었다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그리고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구입에 긴 시간을 썼다겁이 나서 아직도 복 받으라는 인사를 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났고 다시 미루었다밤 깊어가도록 숭의로터리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왜 밑바닥에 뒹굴었는지 스물둘 그때 기억이 나질 않는다낮에 버스 창밖으로 보이던 거리에 널린 추억들을 한 시간인가 두 시간을 봤다.




아무도 묻지 않았던 일상 3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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