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지 못할 말 - 시, 언젠가 한 번 보고 싶어요 현실 말고 꿈에서만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
한껏 젖어든 공기를 밀어내고 겨우
앉아 먹먹한 숨을 돌린다
빗소리에 맞춰 무릎과 발목은 욱신
욱신 지나간 상처가 맥동한다
토독 톡
빗소리는 다가왔다 멀어지고
그 파문을 따라 고동치는
습기 가득한 방안을 가만히 더듬어 돌아본다
사는 것은 추억이라
습기 속에 그려지는 익숙한 얼굴
뚜렷한 눈썹 약간 처진 눈매 살짝 올라간 입꼬리
아직도 그려지는 그 얼굴, 조금 달라졌나? 낯설다 낯설다 되뇌며
한참이나 눈을 마주친다
밤새 끙끙대며 이불에 쏟아놓은 기억을
대충 뭉쳐 세탁기에 던져 넣었다
빗소리는 돌아서던 발소리를 닮아 익숙했네
사는 것은 이별의 일
시원하게 한 번 와주길 바랄 땐 모른 척하더니
끙끙 앓고 나서야 다녀간 걸 알았네
기억 속 얼굴은 여전히 젊고 발소리는 경쾌한데
주름진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빈칸,
공란을 채우지 못한 펜 두들기는 소리만 여전히